지리산길/2012

신흥~옛길~의신~신흥 : 2012. 04. 21

san(짝꿍) 2012. 4. 23. 10:22

* 2012년 04월 21일 (토)

 

* 신흥~옛길~의신~신흥

 

* 비바람 부는날 혼자서 많이 머물며 아주 느린(6시간 20분 동안) 걸음으로...

 

*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합니다.  

  1주일을 잘 지내려면 어디든 다녀와야 하는데...^^

  비 와도 되는 곳...   혼자 걸어도 좋은 곳...    마음에 들었던 곳...  

  싹 트고 꽃 피는 계절에 다시 가고 싶었던 곳...    딱 좋은 곳이 있습니다.  옛길!!

 

*  비가 오기에 더욱 좋은 길이었습니다.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이었습니다.

  자동디카로 찍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ㅎ

  내려오며 건너다 보이는 풍경 속에 제 모습이 보여 더욱 좋았습니다.  ㅋ

 

 

 다녀온 길...

 

신흥 다리 곁에 주차하고...

 

  

고운 최치원의 친필이라는 삼신동(三神洞)각자와

구멍 뚫린 바위가 보이는 능파각터를 살피고 옛길로 향한다.

 

洗耳癌 각자가 있는 바위 오른쪽 능선에  洗耳亭이 보인다.

 

눈길이 다원 계단을 따라  팔각정으로 향하다 위쪽 내은적암터에 머문다.

비에 젖은 자목련 아래 내은적암터의 정성이 담긴 이쁜 주춧돌이 떠오른다.^^

 

신흥교를 건너기 직전 철망 뒤로 난 옛길로 올라간다.

옛길 초입 감감바위를 지나며 뒤돌아본다.

 

 

* 건너편에서 보면 절벽과 연결되어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감감하다... 하여

그날은 의신에서 내려올 때 감감바위까지 빗길이 아득히 멀게 느껴져 감감바위라고 여겼다.   ㅋ

내려와 감감바위를 바라보니 흘러내린 빗물의 명암으로 꼭~ 반기는 듯 웃고 있었다.^^

 

 

   

길을 이을 수가 없다.

곁에 쭈그리고 앉아 들여다보며 찍고 또 보고...

 

겨우 정신차리고 일어서니 아름들이 연두빛 새 잎이 부른다.

설래며 다가가 그 아래 쉬어간다.^^

 

잎 새로 바라보니 꽃분홍 계곡이 보인다.

 

미처 생각지 못한 미안함으로 내려간다.

 

이렇게 이쁘게 반길 줄 몰랐다.

 

이렇게 많이 피어 있을 줄도 몰랐고...

 

계곡과 조금 멀어진 길을 가며...

빗속에 흐릿한 모습도 이뻐 뒤돌아본다.

 

희~ 야~~

작은 골짜기 하나가 저 아래 계곡까지 온통 금낭화 밭이다.

쭈그리고 앉아 담아보다가 주저 앉아 버린다.   ㅎ

 

나무다리가 멀리서부터 이쁘게 보이는데 개가 사납게 짖는다.

'그래도 저어기 내려가야 하거든...' 하며 개를 피해 언덕을 내려간다.

 

   

선유동계곡이 합수되는 곳이군...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한참을 살피다 올라간다.

 

 

* 어~   왜 개가 조용하지?

우산을 올리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주인 아저씨가 개를 달래고 있다.   에고~~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웃으며 인사를 드린다.

놀랜 마음 아는지 "혼자 다니면 힘들지 않냐"고 한다.

그 집 앞 하얀 배꽃이 너무 이쁜데 눈으로만 보고 물러나온다.  ㅎ

 

 

그 집 위 길에도 배꽃이 보여...   ㅋ

 

도로 위 선유동 계곡 입구와 개 짖는 집...

 

   

길을 가다 곧 떨어질 것 같은 방울과 폭포를 본다.

능선을 돌며 위로 향하는 길을 유심히 살피며 범왕능선의 분기봉을 생각한다.

 

조금 급하게 내려가 정유석에 눈과 마음과 발길이 머문다.

 

 

날줄이 하나이면 씨줄도 하나임을 누가 있어서 알리오

비록 종횡으로 오고가더라도 또한 알지 못할 것이다

의혹하는 사람들아 깊이 궁구하지 마소

베 짜는 사람들과 상종하게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동초가 또 짓다>

 

 

비에 젖은 모습을 보며...

 눈과 마음은 이미 시에 젖어 버린다.^^

 

   

정유석에서 올라와 삼거리에서 윗길로 간다.

 

   

능선을 돌아 지계곡 폭포 위를 건너 가니 단천마을 입구가 훤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아래로 길은 이어지고...

  

비에 젖은 모습이 수줍어 보여 한참을 바라보고 간다.^^

 

   

그 집 앞에 서서...

작은 소리로 "실례합니다."

더 가까이 가서 기웃거리며 또...   ㅎ

 

깔끔한 툇마루에 조심스레 앉는다.

밖의 모습이 이뻐 담았는데 빨래줄도 따라 왔네요.  ㅋ

 

 

* 비가 세차게 내린다.

빗줄기가 바람에 흔들린다.

더 휘몰아치니 빗줄기는 춤을 춘다.

음악이 들리는 듯...  화려한 분수쇼가 보인다.

툇마루에 앉아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다  계곡을 본다.

정신을 차린다.  물이 저렇게 불었는데 괜찮을까?

의신 출렁다리까지 가야겠군...  ㅋ

 

 

그 집 뒤안에서 바라본 배꽃...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서니 빗줄기는 약해졌지만...

 

   

불어난 물줄기는 하얗게 소용돌이 치고 있다.

물이 적을 땐 오른쪽 사진의 경사진 바위로 건너갔는데...

미끄럽고 아래쪽에 물이 넘실거려 위쪽으로 빨치하다 내려가 길을 잇는다.

 

대성교 아래 합부수...

급하게 흘러가는 모습과 소리가 기를 죽이지만...

 

    

합수부 위 평지교 부근은 평화롭다.

 

   

평지교를 지나면 길은 계곡과 멀어져 밭 위쪽으로 이어져 다행이다.

계곡물이 불어도 걱정은 없으나 사태난 곳이 있어 미끌리지 않으려고 힘을 쓴다.

 

갑자기 앞이 툭 터지며 의신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복사꽃이 활짝 피어 반기니 마음은 더욱 환해지고...

 

출렁다리 곁에서 쉬며 한참을 놀고...

 

바람이 불어 흔들흔들...    중심을 잡으며 건너간다.^^

 

옛길을 빠져 나오며...

출렁다리 부터 머얼리 아래를 바라본다.

이제 반대편 도로를 따라 걷기로 맘 먹는다.  ㅎ

 

 

대성교에서 내려다 본 합수부는 어지럽게 소용돌이치고...

돌담이 이쁜 집안에 아직도 머물며 이쪽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듯 하다.  ㅋ

정유석 주변의 수달래는 부끄러워 더욱 붉어진다.

 

폭포는 제법 당당하게 흐르고...

개 짓는 집 나무다리는 물이 넘쳐 넘실거리고...

흐드러지게 피어 밭을 이룬 금낭화는 숨바꼭질을 하며  애를 태운다.

 

쉬어가던 연두빛 아름드리 나무는 더 이쁘다.

감감바위가 보여 다 왔다고 생각하니 다리가 풀린다.^^

내은적암터로 가는 나무계단을 오르다 그냥 되돌아 나온다.

충분히 이쁜 날이라 생각하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