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리~송정~봉애산~기촌 : 2013. 02. 21
* 2013년 02월 21일 (목)
* 파도리~송정마을~봉애산~기촌마을
* 흐리다 바람이 불어 시야가 트인 날 오랫만에 홀로...
* 휴가인데도 2월은 1월 처럼 자유롭지가 못합니다.
가끔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나가기도 하고 발령이 나는 시기라 마음이 조금 어수선합니다.
지리에서 덕유까지 중 지리를 완벽하게 이으려고 지리산문이 닫히기 전에 홀로 주능을 나설까하다
주말도 아닌데 이틀이나 겨울바람이 매서울까봐 너무 외로울까봐 접고 말았습니다. ㅎ
아직 지리산꾼이 되려면 멀었나 봅니다.^^
* 또 혼자 나서기 어려울까봐 가까운 곳을 생각하며 이런 저런 생각들로 잠을 못이루다 늦잠을 잡니다.
늦은 시간에 나서도 되는 곳... 왕시루봉에서 내려와 만났던 둘레길이 생각납니다.
둘레길은 더 시간이 흐르면 다니려고 아껴두는데... 둘레길도 그때그때 맛이 다르겠지 하며 나섭니다.^^
* 짐작으로 파도리로 갑니다. 동네 뒤로 직진 올라가니 바람이 심하게 붑니다.
왼쪽으로 눈에 익은 모습이 보여 길없는 언덕으로 올라가 이정표 확인하고 송정 방향으로 갑니다.
시멘트 길이 마음에 안들어 둘레길은 아래로 가는데 저수지 위로 향합니다.
밤나무 밭으로 난 길을 따라 돌며 저수지를 바라보니 푸른 물빛이 맘에 와 닿습니다.
소나무를 잘라 민둥산을 만들어 놓은 곳을 내려가 둘레길을 다시 만나자 이번에는 내려가고 싶어집니다.
'구례동중 폐교 반대' 현수막을 예전에 봤는데 아직 폐교가 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여기며 교무실을 나옵니다.
다른 길이 없을까? 학교 오른쪽 밤밭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일하던 아주머니가 그리가면 못간다고 합니다.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착하게 시멘트 길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 밤밭 위 능선부터 아주 둘레길이 마음에 듭니다.
둘레길 치고는 난이도가 있는 곳으로 송정까지 혼자 걷는 길이 참 좋습니다.
가끔씩 보이는 섬진강의 하얀 모래와 흐름이 멈춰버린 듯 반짝이는 모습이 동무인 양 웃습니다.
안한수내 도로를 횡단하여 왕시루봉이 환히 보이는 언덕까지 시멘트 길이지만 다음 코스를 위해 참을만 합니다.
봉애산 능선으로 향하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님 한 명이 내려옵니다.
광양 백운산이 고개를 내미는 능선삼거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둘레길로 갈까 위로 가버릴까 고민합니다.^^
* 능선으로 가도 둘레길을 만나지만 작은 봉이라 의미 없어 둘레길로 갑니다.
잠시후에 전망이 트인 삼거리 능선에서는 미련없이 봉애산으로 향합니다.
왕시루봉을 바라보니 후련하고 주능으로 고개를 돌리니 천왕봉도 고개를 내밀어 반깁니다.
항상 삼신봉 위쪽 남부능선이 걸려있던 방향에 삼신봉 아래 능선들이 보여 신이 납니다.
둘레길에서는 볼 수 없는 전망에 마음을 녹이며 목아재로 향합니다.
* 조용한 - 새소리만 들리는- 목아재에서 빈의자를 바라보다 앉아 봅니다.
비우기가 어렵고 다시 채워지지만 욕심내지 말자고 생각합니다.
도착지점도 기촌까지만 가기로 정하고 일어서니 마음도 발걸음도 조금 가볍습니다.
혼자 걷기 아까운 좋은 산길이 끝나고 녹차밭 사이로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편리하게 만든 시멘트 길이 참 불편합니다.^^
기촌마을 버스정류장에 적힌 화개택시를 불러 파도리로 향합니다.(12,000원)
* 파도리 경로당(11:15)~ 구례(47)이정표(11:27 송정 6.5km지점)~ 구례동중(12:03-22)~ 능선정자(12:50)~
의승재(13:55)~ 송정마을(14:18)~ 구례(17)이정표(15:10-40)~ 봉애산(16:13-30)~ 목아재(16:45)~ 기촌마을(18:00)
다녀온 길...
둘레길 구례(47) 이정표 확인하고...
왕시루봉에서 내려 온 능선 확인하며 반가와 피식웃고 경사 급하게 내려간다.
물 빛을 보러 둘레길 버리고 파도리 저수지 위로 올라가...
고운 물 빛 가슴에 가득 담고 진향 솔향에 치해 푹신푹신한 솔잎을 밟으며 내려간다.
폐교 직전에 다시 소생한 구례동중을 나오며...
밤 밭을 기웃거리다 시멘트 길로 올라간다.
이정표에서 뒤로 후퇴하여 솔향을 다시 들이키고...
지능선 위 전망이 좋은 정자에서 잠시 쉬어간다.
정자에서 바라본 섬진강...
능선을 오르다 다시 내려다 본다.
이쁘다. 더 따뜻해지면 벚꽃이 하얗겠지...
솔 잎에서 하얀 모래에서 물 빛에서 봄이 묻어나고 있다.
솔밭 좋은 길에 불탄 흔적이 많이 보인다.
* 아주 추운 겨울날 멀리서 산불을 보며 마음이 아파...
오미리 집으로 돌아와 문수제에서 헬기들이 물을 실어 나르는 것을 내려다 봤다.
불길이 잡히지도 않았는데 헬기들이 돌아가고 있어 더 안타까왔다.
헬기에 물을 끌어 올리는 송수관이 얼어 물을 나를 수가 없었다고 했다.
불길은 다음날 아침에도 하얀 연기가 되어 타오르고 있었다.
석주관으로 향하는 길이 뚜렷하다.
위쪽으로도 올라간 흔적이 있고... 고개를 끄덕이며 머리에 저장하고.^^
작은 골을 건너 곁에서 쉬어간다.
집터 흔적이 있는 다랑이 논에 개구리 알들이 봄을 기다리고...
위쪽에 꽤 넓은 터 흔적이 보인다.
둘레길 이정표에 누군가 "의승재"라고 적어 놨다.
불탄 소나무는 하얀 버섯이 피어나고...
둘레길은 갈지(之)를 그리며 송정마을로 내려간다.
송정마을 이정표를 지나 도로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다... ㅎ
임도를 따라 올라 조금 전에 내려온 건너편을 살펴본다.
임도를 벗어나며 뒤돌아 왕시루봉을 바라본다.
위로 올라가 백운산을 바라보며 쉬어간다.
쭉- 가버릴까 하다 다시 내려와 둘레길을 이어간다.
섬진강의 모래톱과 백운산을 바라보고...
사면으로 이어지는 둘레길과 잠시 헤어져 능선으로 향한다.
사면길과 지능이 이어지는 사거리에서 직진 봉애산으로 향한다.
탁트인 왕시루봉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나무가지 사이로 주능을 따라 간다.
봉애산에서 뒤로 능선을 이어 사면길을 걸어와 다시 봉애산 능선을 만나 목아재로 향한다.
목아재에서 마음도 비우고 산길 욕심도 버리고...
능선을 끝까지 잇지 않고 둘레길로 내려간다.
밧줄로 잘 정리된 곳에 서서...
멀리 남도대교를 당겨보고...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와 다리를 건너와 뒤돌아 본다.
아래쪽으로 향하며 교회 뒤로 둘레길을 보내고 기촌마을 정류장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