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길/2016

거림~세석~청학연못~장터목~천왕봉~중산리 : 2016. 02. 13-14

san(짝꿍) 2016. 2. 17. 12:52

* 2016년 02월 13-14일 (토-일)


* 거림~세석~청학연못~장터목~천왕봉~중산리

* 산불 예방기간 시작이 아쉬워 비바람을 맞으며 부랴부랴 세석으로...  ㅎ


* 얼어 붙은 연못이 보고 싶은데 이틀동안 따뜻한(ㅎ) 비가 내립니다.

  얼음 위로 걸을 수는 없으나, 연못가 얼음 위에 서서 녹기 시작하는 연못을 봅니다.


* 촛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안개 속에 모래 바람이 세차게 불어 눈뜨고 걸을 수가 없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해 기어가다 바위에 몸을 기대고 여러차례 쉽니다.


* 눈보라 치는 연하선경,  아무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구름이 요동치더니 실루엣이 드러나 언손으로 더디게 카메라를 꺼내자 사라집니다.


* 강풍 때문에 몸이 자꾸 밀려 서 있기도 어렵지만 바위에 기대고 기다립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너무 추워 몇 장 담고 내려섰는데, 구름이 걷히는 듯 하여 다시 올라갑니다.  ㅎ


* 쉽게 보여주지 않아 '누가 이기나!~~' 30분 넘게 버티기를 합니다.

  언 볼을 문지르며 하늘을 응시하니 불쌍하게 보였는지 열어줍니다.^^


*거림(12:33)~ 무명폭포(13:45-14:12)~ 전망대(15:04)~ 삼거리(15:36)~ 세석(15:50-07:35)~ 촛대봉샘(08:15)~

  청학연못(08:40-57)~ 주능(09:45)~ 연하선경(10:25-11:02)~ 장터목(점심 11:37-12:40)~ 통천문(13:22-30)~

  천왕봉(13:50-14:06)~ 전망대(15:00-13)~ 로타리(15:16)~ 망바위(15:47)~ 삼거리(16:23)~ 중산리(17:05)


 

다녀온 길...


  

거림은 장마철도 아닌데, 전날 내린 비에 눈이 녹아 물소리 요란하고...

도장골 다리를 건너며 잔뜩 찌푸린 하늘을 올려다 본다.


숲은 몽롱하고, 안개비를 품은 나무가지는 무거운 듯 가끔 물방울을 떨어트린다.


무명폭포에서 땀을 닦고 쉬어간다.


날이 후덥지근하여 계곡물에 손을 담그니 눈 녹은 물이라 시리다.

안개비는 이슬비로 변해 걸음을 재촉하고, 삼천포가 보인다는 전망대는 글자만 보인다.^^


세석교를 건너고 부터는 등로가 완전 빙판이고...


빗물에 녹아 엄청 미끄러운 얼음을 피해 눈을 밟으면 푹~~ 빠져 무섭다.



* 두꺼운 얼음과 많은 빙수(ㅎ)로 무장하고 힘차게 흐르는 골짜기는 위협적이다.

시간은 넉넉하지만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해 얼어붙은 등로도 무서운데...

골을 건너려던 생각을 접으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소~~ ' 하며 혼자 피식 웃는다.^^



마음을 비우고 삼거리에 도착하니 얼음도 많이 녹아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세석으로 곧장 올라가 이른 저녁을 먹는다.


어디에 관측소가 있나...

새벽엔 습도가 0%이고, 밖엔 싸락눈이 내리던데...


바람이 엄청 불어 강철 손잡이가 달렸던 뮬러헛(↑)이 생각나...  ㅎ


어제 빗물에 다 녹았을텐데 꽃이 피었다.


춥고 아프겠지만 밤새 꿋꿋이 피워내는 모습이 장하다.


괜히 눈물이 난다.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장하기도 하여...  ㅎ


희미한 흔적따라 가다가 너무 올라간 듯하여 내려오고...

사면으로 잇다가 캐른을 발견한다. 세번째 나타나는 캐른은 눈에 익어 더욱 반갑다.^^


윗쪽이 주저앉은 촛대봉 샘 부터 찾아보고...


고개를 든 순간 아무것도 없었던 곳에 희안하게도 말끔히 보인다.^^


끌어당기는 순간 다시 덥쳐와 그 후로 볼 수가 없다.


박지에서 잠시 기다려도 위쪽은 컴컴하다.

내려오며 자주 뒤돌아보지만 여전히 쌩쌩 바람소리 뿐...


삼거리 바로 위에서 등로와 만나...


청학연못에 도착하니 햇빛이 반짝하다 사라진다.^^


싸락눈 쌓인 슬랩을 조심조심 내려가 스틱으로 얼음을 살짝 두드리니 물이 올라온다.  엥~~


미끄럼틀에 눈이 없어 미끄럼도 못타고...


얼음 위로 연못을 횡단하려 했는데...  실패다.!!


빙 돌아 내려와 건너편 얼음 위에 살짝 서보는 수밖에...


그래도 고맙다. 얼음이 남아 있어서...  ㅎ


촛대봉으로 향하다 바람을 피하는 동안 장군봉을 쬐끔 보여준다.


몸이 비틀거리고, 자꾸 날아갈 것 같아 자세를 낮춰보나 소용없어...

바위 뒤에서 바람이 약해지길 기다려 얼른 올라가야 하는데, 걸음보다 카메라가 앞선다.^^


또 한참을 기다려 먼저 올라가는데, 때를 놓쳐 다음을 기다린다. ㅋ


눈을 뜰 수가 없어 조금 아래로 돌아 나가니 주능은 환상적이다.


산님들도 몇 명 지나가고 밝은 햇빛을 대하니 딴세상에 온 것 같다.^^


쉴새없이 구름이 몰려와 컴컴하지만 잠깐씩 보여주는 지리는 멋지다.  ㅎ


저 아래 세상도 보여주고...


천왕봉이 보이자 뛰다시피 올라가 한참을 기다리니 보인다.  히~야~~


가을에 핀 꽃들도 여기저기 떠올라 점점이 박힌다.^^


다시 어두워져 춥고 손이 시려 내려간다.


* 철계단 아래 나무들 사이는 바람이 불지 않아 포근하다.

바람 심하게 부는 목장길을 헤쳐 나가기 힘이들어 잠시 쉬는데 햇빛이 보여 되돌아간다.


서 있기도 힘들어 왼손은 나무를 잡고 오른손은 밧데리를 교체한 카메라를 켜서 들고...

왼발은 나무 밑동에 오른발은 바위에 기대고 버틴 보람이 있다.^^


바위에 서서 멋지게 찍히고 싶었으나 앉아 있기도 힘들어...

많이도 찍혔는데 모두 삭제하고, 바람에 고개가 밀리는 듯하지만 짝꿍 한 장 남긴다.^^


고맙다.  ㅎㅎ


언 손으로 빠르게 찍었는데 몇 장 건졌다.


장터목에서 점심을 먹으며 카메라를 보니 5장 남아있다.


청학연못과 연하선경 희미한 것 지워 55장이 되고, 내려와 또 버리고...

 

많이 담았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목장길을 내려간다.


발걸음이 몇 번 주춤거렸지만 촛대봉 아래보다 심하지 않고...


오름길에 해가 들어 너무 좋다.


한신지계곡 우골을 생각하며 바람결에 스쳤던 쓰러진 고사목을 돌아본다.



천왕봉을 마주하고 일출봉 들머리에서...




잠시 망설임이 있었지만 천왕봉으로 향한다.


장터목에서 점심을 먹으며 광주산님을 만난다.

혼자 백무동에서 올라 천왕봉 간다고...  안한수 우골 폭포를 묻는다.

이번엔 떳떳하게 만났지만 오지에서 가끔 본다. ㅎ


작은 나무들은 비를 맞아 쑥쑥 커가는데...


고사목은 점점 작아지고 없어져 간다.


크고 많아 경이로왔던 고사목은 낮아지고 자꾸 적어진다.

 

올때마다 아예 누워버린게 많아 아프다.


통천문으로 향하는 길은 아름답다.


밤새 하얗게 새단장한 설국...


산님들이 보이고 환호성도 들린다.


겨울 빙폭으로 올라섰던 골을 떠올리며...


이젠 추억으로 남겨져 잠시 내려다본다.^^


 통천문은 오르기는 쉬운데 내려오는 산님들은 엉거주춤 어렵게 발을 뗀다.  ㅎ

 

 파아란 하늘이 열리면 이쁠텐데...

몽롱함 속에 도드라져 꿋꿋함이 장하다.

 


그 아래로 깊은 골을 감추고...

바위틈에 자란 나무들이 가상하다.


오를수록 상고대가 활짝 피었다.



기대감으로 올라섰는데...  엥~~  비에 다 녹았네요.^^

 

천왕봉에 산님들이 적었는데...


갑자기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산님들이 많아 줄을서서 기다려...  ㅎ


많은 산악회 산님들은 천왕봉에 흔적만 남기고 다시 내려가...


중봉쪽으로 몇 걸음 내려가...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설국을 감상하고 되돌아온다.


중산리 등로는 눈이 거의 녹아 아이젠이 불편하고...

천왕샘은 샘물이 철철 넘쳐 흐른다.


 미끄러운 구간이 몇 군데 있어 전망대까지 내려와  아이젠을 벗는다.

한때 문창대라 불리던 전망바위에서 문창대를 바라본다.

석천에도 눈이 녹아 물이 고였겠지...


법계사 서북쪽 30m 지점에 있는 (孤雲崔先生 杖之所)...


망바위 전망대에서 시원한 통신골을 바라보며 좋을텐데...

눈이 내려 그냥 내려가니 계단길이 힘들다.



* 순두류로 가려는데 눈 때문네 법계사 차가 안올지도 모른다고...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려 산님들이 거의 없어서 돈을 조금 벌었을테고...  ㅎ

아래는 눈이 금방 녹아 운행을 할거라 해도, 오랫만에 망바위로 내려가 보자고 한다. 웬일로...

저녁 중요한 시간에 늦으면 안될 것 같아 망바위로 내려와 주차장에서- 순두류에서 오는- 버스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