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노고단~종석대~우번암 옛길 : 2017. 02. 24-25
* 2017년 02월 24-25일 (금-토)
* 화엄사~노고단~우번암~종석대~우번암 옛길
* 화창한 날 빙판길을 걸어 노고단 상고대를 보러 둘이서...
* 수요일 종일 비가 많이 내리고 밤에 기온이 낮아져, 목요일 노고단을 살피러 갑니다.
노고단 주변과 종석대 차일이 하얗게 펼쳐저 만족해 하며 문수제 위 매화를 보고 옵니다.
* 금요일 아침 화엄사로 향하며 올려다본 종석대를 보며 실망... ㅎ
예상대로 밤에 눈이 살짝 내려 하얀 눈을 밟으며 종석대를 한바퀴 돕니다.
* 화엄사 주차장(09:45)~ 연기암 입구(10:27)~ 참샘(10:48)~ 집선대(12:07-38)~ 눈썹바위(13:25-30)~ 배낭정리~
코재(13:55)~ 노고단고개(노고단 14:24-15:13)~ 취사장(15:25-16:17)~ 우번암(17:15)~ 종석대(1:25)~ 하산(1시간)
어진교를 지나 어은교에서 바라본 골은 그제 내린 비로 물이 많다.
세차고 우렁차게 흐르며 반갑다고 환호하는 듯... ㅎ
배낭을 내려놓고 연기암을 바라보고...
콸콸 흐르는 참샘 들여다보고...
배낭이 무거워짐을 느끼며 쉬엄쉬엄 올라간다.
* 즐겁게 내려오는- 산꾼 아닌- 세 사람...
우리 얼굴과 배낭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대뜸 4학년? 한다.^^
웃으며 답했더니 끝자리를 물으며, 다시 배낭을 쳐다보고, 동갑이라고 한다.
오랜 친구를 만난듯 반갑게 묻는다. 노고단 가서 잘거냐, 배낭은 안무겁냐, 둘만 가냐 등등....
신나게 묻다가 내려가는 그녀들의 뒷모습에 웃음이 묻어나 피식 웃고 올라간다.
한 사람만 도토리 배낭 지고, 바로 위 까지 쬐끔만 갔다 온다고... ㅎ
집선대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니 상어의 입처럼...
몇 걸음 더 올라 집선대...
사르르 언 집선대 하단...
물방울이 튀어 꽁꽁 언 통통한 고드름...
집선대 상단 내려다보며 간식을 먹고 출발...
평소에도 집선대에서 코재까지는 거리 보다 멀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등로 오른쪽 바위에 층층이 상들리에... ㅎ
* 두 사람 내려오며, 노고단까지만 갈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성삼재에서 올라가 화개재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노고단에서 못가게 막는다고...
뒤따르는 젊은 초보(ㅎ) 산님은 돌계단 내려가기도 힘든데, 배낭 지고 어떻게 올라가냐고 한다.
"조심히 가세요." 하며 또 피식 웃는다. 계단을 내려가는게 더 힘들다고 생각하며...
원석을 다듬어 보석을 만들까...
배낭 내려놓고, 이곳저곳 살피며 올라간다.
힘든 구간 올라 섬진강 내려다보니 좋다.^^
눈썹바위...
순서가 다르지만, 코재에 다 왔다고 눈썹바위라고... ㅎ
코재에 올라 눈이 녹아버린 깔끔한 종석대를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밤새 눈이 와야 할텐데... ㅎ' , 짐을 분리해 놔두고...
가볍게 빙판길을 올라간다.
비에 씻기고, 다시 얼어 노고단 가는 길은 빙판이다.
얼음장 아래로 물소리 들리고....
내려오는 산님들은 아이젠을 착용하고 우리는 벗고 올라간다.
노고단 내피소 주변은 오가는 사람없이 조용...
간식 든든하게 먹어 노고단 보고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한다.
노고단 고개에는 경방기간이라 지킴이 있고...
반야봉도 빗물에 씻겨 말끔하다.
이런 모습 보려고 왔는데, 남아 있어 고맙다.^^
양지쪽은 녹다가 빙화가 되고,
바람이 세찬 방향은 단단이 붙어 있다.
상고대와 빙화가 핀 노고단...
종석대...
서북능선 만복대와 바래봉이 하얗다.
월령봉능선의 형제봉과 섬진강...
큰, 작은 진도사골과 매막등, 왕시루봉 너머에 광양 백운산...
질등~질매재~문바우등~싸리샘~곤달비등~느진목재...
불무장등 아래 무착대, 뒤로 남부능선을 바라보며 바람이 세차 몸이 흔들린다.
줄에 매달린 얼음들이 바람에 흔들려 달그닥달그닥 소리를 내고...
여기저기 봐달라고 시샘을 한다.
노고단대피소...
노고단 삼각점과 돌탑...
반야봉과 천왕봉...
바람이 세차 꽁꽁 언 손을 녹여 중봉~천왕봉~제석봉~촛대봉 당겨보고...
가보고 싶은 골짜기도 녹았을까 눈여겨 본다.^^
주능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눌러 참고 내려간다.
그 마음 아는지 돌탑이 배웅하며 웃는다.
반대쪽과 다른 멋진 모습으로...
노고단을 내려가 뒤돌아보고...
오랫만에 들어간 취사장은 따뜻하고, 온수가 나온다.
동료가 만들어준 카레라이스를 맛있게 먹고...
우번암으로 향하며, 노고단을 올려다 본다.
우번암에 도착...
짐을 풀어 놓고 삼거리로 나가...
저녁 하늘을 바라본다.
혼자 남아 자리를 지키다가...
스님이 주신 고로쇠 수액으로 밥을 짓는다.^^
뒤척이다 새벽녁에 밖으로 나가보니 눈이 내린다.
일출은 보여주지 않을 것 같아...
시나브로 종석대로...
구름이 일렁이자 왕시루봉이 고개를 내밀고...
햇빛이 반짝하는 순간에 얼른 담고...
사그라드는 빛을, 빛의 속도로 따라간다.
매서운 바람에 손이 시리고 볼이 따가와 내려가다가 돌아보고...
"뒤 돌아보기 없기~~" 하며...
미련없이 능선을 내려간다.
종석대 한바퀴 돌고와...
아침을 먹고...
파란 지붕 위로 여전히 구름이 덮혀 시커먼 종석대 바라보며...
금새 녹아 사라지는 설화를 보며...
다시 오는 겨울에나 볼 수 있을 것 같아...
한동안 서서 머뭇거리다 우번암을 나선다.
삼거리에서...
다시 우러러 목이 아프도록 보고 또 보고... ㅎ
아래 삼거리에서 지능으로 가지않고 옛길을 따른다.
세월이 흘러 상처는 아물었지만 상흔은 남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지리산 품에서 물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