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류~천왕봉~장터목~법천폭포 : 2017. 04. 01
* 2017년 04월 01일 (토)
* 순두류~천왕봉~장터목~유암폭포~법천폭포~칼바위
* 비 예보된 날 짝꿍이랑 눈을 맞으러 천왕봉으로...
* 1월1일 장터목에서 자고, 새벽에 천왕봉을 다녀온 지 3개월이 됩니다.
3개월이 참 길게 느껴지고, 몸이 부실해져 눈길이 힘들까봐 괜한 걱정도 합니다.
* 망설이다 출발하여 일찍 나서지 못하고, 중산리에 09:35에 도착합니다.
늦어서 10:00 순두류행 버스를 타고 올라가니 초반부터 눈길입니다.
* 처음엔 힘들었지만, 천왕봉에 다가설수록 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푹~푹~ 빠지는 중봉길과 칠선계곡 초입을 몇 걸음씩 걷다 주저앉아 피식 웃습니다.
* 하루종일 눈이 내리다 말다 하며 미안한 듯 가끔씩 하늘을 열어줍니다.
유암폭포는 펑펑 쏟아지고, 법천폭포에서 환해지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소나기 내립니다.
* 순두류(10:07)~ 광덕사교(10:50)~ 로타리대피소(11:12)~ 전망대(11:18-35)~ 개천문(12:18)~ 천왕봉(13:02-22)~
통천문(13:45-53)~ 장터목(14:18-15:10)~ 유암폭포(15:51)~ 법천폭포(16:42-17:02)~ 칼바위(17:21)~ 주차장(17:45)
질퍽거리는 눈길을 걸어 광덕사교에 도착하니 눈이 내린다.
쉬엄쉬엄 올라가 로타리대피소에서 쉬어갈까 했으나 눈이 그쳐 전망대로 향한다.
孤雲崔先生 杖屨之所 " (고운최선생 장구지소 : 최치원 선생이 지팡이와 짚신을 놓아두었던 곳)...
손이 조금 시리지만 흰눈으로 글자를 확인하고, 간식을 먹으며 쉬어간다.
세존봉능선의 문창대...
고운최선생 장구지소 너머로 능선이 살아나고 흰구름도 두둥실...
사자암 굴 들여다보고...
눈사람 옆에서 잠시 다리쉼을 한다.
개천문에서 눈이 내리고...
다시 해가 나오고...
반야봉은 흐리지만, 장터목 대피소 너머 일출봉, 촛대봉~시루봉이 뚜렷하다.
몸이 부실해서인지오를수록 고산증(ㅎ)이 나타난다.^^
어찌 저 계단을 올라갈꼬...
천왕샘 부근은 단체 산님들이 점심을 먹고...
수북이 쌓인 눈에 기대고, 멋진 모습 올려다본다.
계단을 오르다 중간에서 숨고르고...
"업고 가요~" 하는데, 앞서간 산님은 얼른 올라오라고만 한다.
지나쳐오며 "말이라도 업어 주겠다고 하세요~" 했더니, 웃으며 기다려...
다정하게 둘이 올라오고 있다. 그런 모습이 이뻐 내려다보며 피식 웃는다.^^
고맙게도 중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반긴다.
발자국 없는 곳으로 내려서니 푸~욱 빠진다.
'말아라~ 장터목으로 가거라' 한다.
천왕봉은 사람이 많지 않다.
사진을 찍고 몇 명이 왔던길로 내려가고...
우리보다 앞서 올라온 두 명은 장터목으로 향한다.
바람을 피해 天柱 아래에서 따뜻한 물과 간식을 먹고...
장터목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며, 통신골을 내려다 본다.
천왕봉에 산악회 산님들이 도착했나 보다.
칠선계곡 등로 초입은 눈이 깊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쉬웠는데, 미안한 듯 드러나기 시작하고...
마음은 깊숙한 통신골로 빠져든다.
햇빛에 감사하며...
주능을 바라보며 계단을 내려가는데,
천왕봉에 있던 산악회 산님들이 우르르 내려온다.
광주에서 온 산님들로 동부능선을 헤치고 올라와 백두대간 한다고...
(천왕봉에서 더 머물렀으면 그리로 내려갈 수 있었는데--아쉽지는 않다.^^)
지인이 카메라 달라더니 크게 찍어주고 가네요.
짧은 시간에 설악산 칠선골 칠선폭포에 대해 얘길 나누고...
뒤이어 마등령과 큰공가골에서 함께한 산님은 백두대간을 하는 중이라고... ㅎ
마지막 설악구간과 지리 첫 구간을 했으니 다한거라고 웃으며 헤어진다.
금이 갈 듯한 파란 하늘은 아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지만...
상고대 핀 하얀길로 내려가...
뒤돌아 올려다보고 또 보고...
가을 단풍이 고운 통천문...
지난 가을도 비 때문에 제대로 못봤는데, 잠시 환하게 열린다.^^
칠선계곡도 보여주고... ㅎ
통천문을 내려가며 눕다시피하여 바라본다.^^
통신골 날머리에서...
제석봉으로 가는 길은 다시 어두워지며 눈이 내린다.
몽롱한 제석봉 전망데크에서, 마음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눈보라에 밀려 빠르게 장터목으로 향한다.
함박눈 내리는 장터목...
늦은 점심을 먹고 반야봉이 보일까...
궁금하여 데크에 서니 바람이 심해 숨을 제대로 쉴수가 없다.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보면 희미하게 보이는데... ㅎ
맑은 하늘이 보여 제석봉을 가볼까 하다 꾹 참는다.
맑은 하늘도 잠시 눈이 펑펑 쏟아진다.
함박눈이 싸라기가 되었다가 고도가 낮아져 진눈깨비가 되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비치고...
비를 맞으며, 생강나무꽃도 정신을 못차리겠다고 한다.
법천폭포 들려 간식먹고 나오니...
생강나무꽃은 만발하여 발길을 더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