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길/2010

어안동~황장산~모암골 : 2010. 04. 04

san(짝꿍) 2010. 4. 5. 11:52

* 2010년 04월 04일 (일)

 

* 법하마을~어안동~촛대봉~새끼미재~황장산~황장동~모암골~모암마을

* 좋은 날에 지리산꾼과 둘이서...

 

* 법하마을(10:20)~ 명경다원(10:30-12:20)~ 어안동(13:00-14:15)~ 황장산 능선(점심14:20-15:17)~

  촛대봉(16:12-22)~ 황장산(17:15-30)~ 모암골 들머리(17:40)~ 황장동~모암골~모암마을(19:35)

 

* 구례 에서 산꾼과 만나 부모님과 함께 오미리 저수지 위로 갔다.

  벚꽃이 막 피어난 정자에서 아침을 먹으니 향기에 취한다.  뜪

  뜨끈뜨끈한 바닥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나니 한 숨 자고 싶어진다.  ㅎㅎ

  매주 토~일 산행으로 피곤한지...    산꾼이 스르르 눈을 감는다.    대단한 산꾼... ^^

  급할 것 없는 여유로운 산행이라...      조용히 밖으로 나와 벚꽃 아래 서 본다.

  

 

오미리에서...

 

* 둘이서 섬진강의 반짝이는 햇살을 받으며 화개로 향한다.

  지리99 다우님의 어안동 산행기와 지도를 머리속에 담고...    손에 들고...   ㅎㅎ

  화개 벚꽃은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리는 중이라 눈꽃을 기대할 수 없지만...

  가지마다 터져 나오려는 분홍의 잔잔함이 더욱 마음을 끌었다.

 

  처음 가는 법하마을이라 화개중학교 갈림길 바로 전에 좌측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살짝 지나쳐 차를 돌려 윗길로 올라가 주차장을 지나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간다.

  정자 옆 공터에 주차하고 재잘거리며 올라간다.  

 

지리산 오죽헌, 명경다원...

 

* 100m 전부터 거꾸로 된 안내판이 있다.  

  억지로 만든 것이 아니고 화살표 방향이 잘못되어 그런거라고...

  돌아와 사진을 보니 정말 화살표가 없는 것은 제대로 붙어 있었다.   우연의 멋!!

 

 

 

오죽의 터널로 들어가 정자 기둥에 매달린 학교종을 한 번 쳐본다.  ^^

 

*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마당으로 들어서니 더 없이 맑은 모습의 중년의 여인이 나와 다실로 안내한다.

  주인은 밤 늦도록 공부하고.  기도하고..   낮에는 손님을 만날 수 없다고...

  지난해 12월 부터 다선향님이 다원에 머물며 찾는 이들에게 황차를 접대하고 있다

.

 

잘 우러나온 황차를 마시며...

셋이 잘 맞았는지...     일어 설 줄 모르고..    오래된 친구들인 양 머물러 있었다.     "다선향"님 감사!!

 

차를 머금고 밖을 바라보는 마음이...

  

언덕배기에 차를 숙성시키는 항아리들을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찻집을 나와 임도를 따라 어안동으로 향한다.

  

흙길 임도 오른쪽으로 올라서니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어안동 초입...

 

 

뒤집어진 장독들이 빈 집을 지키고...

 

관음암은 방문객을 받지 않는다고 적혀 있는데...

 

*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사진 찍고...    주인이 산 아래로 가고 없는 줄 알고...   

  궁금하기도 하고...    기웃거리다 왼쪽으로 돌아가보니 들어가기 어려워 그냥 가자고 했는데...

  산꾼이 갈 수 있겠다며 왼쪽으로 돌아가 "여기도 막아놨어요" 하는 순간 우당탕탕...   난리가 났다.

  다급해진 산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길을 잘못 들었네요..."   하면서 뒤로 물러나온다.

  목소리는 산꾼 소리뿐...    

  

  상황정리...

  산꾼이 안쪽에 적힌 두번째 경고문을 무시한 채 발을 들여놓으려는 순간...

  목탁을 귀에다 대고 사정없이 두들겼다는 것...

  자기도 모르게 죄송합니다가 연거푸 나왔다고...    ㅋㅋ     폐관안거 중...

 

 

관음암 위에 폐허가 된 집을 지나 올라가니 제법 반듯한 집이 있다.

기울어진 나무에 기대어 놀랜 가슴을 진정시키고 매화의 향기도 맡아본다.

 

즐거움으로 다시 올라가니...       주인이 나가고 없는 듯한 집이 보인다.

사람 걸어 다닌 흔적도 없어 산꾼이 그냥 가자고 하는데 이번엔 내가 먼저 들어가 본다.

 

세개나 걸렸으니 아무도 없는 듯...      

 

* 사진 찍고 그 옆 대나무 숲 길로 가보려고 하는데...

  " 나가요!!  거기 길 없어요!!! "  버럭 고함을 지른다.   아니??   사람 있었나?   두번 놀래 자빠진다.   

  문도 안 열어보고 방안에서 우릴 본듯 소리만 다시 외친다.   튕겨져 나왔다.     

  휴~~    뭔 동네가 이래~~      어안동!!   기러기는 뵈질 않고 어안이 벙벙...     ㅎㅎ

 

* 튕겨져 나와 조심조심 올라가니...

  날이 좋아...    빨래줄에 여러가지 많이 걸려 있는 반듯한 집 마당에 스님이 계신다.

 " 올라 가도 괜찮나요?"  조심스레 여쭤보니 웃으며 그리그리 밭으로 올라오라고 한다.

  아래 쪽에 좋은 길이 있었는데...    또 뭐라고 할까 당황스러워 길도 아닌 곳에 서 있었다.    ㅎㅎ 

 

 

우리의 수난을 목탁소리와 고함소리를 듣고 아셨는지...

믈을 끓여 매화 생꽃 3개나 5개를 넣으라고 하셨다.    돌배즙.  모과즙.  솔잎차와 함께...

 

매화차를 마시며...    

마음이 녹아 " 연인과 숨어 살고픈 지리산 8 곳" 중의 하나임을...     느낀다.

 

* 관음정의 스님은 몇년째 묵언 수행중이고...

  (오늘은  여자분이라 목탁만 두드렸지...    다른 사람에게는 물을 퍼붓어 버렸다고...

   겨울에 물이 얼어 약천사에서 물을 떠 가실때도 종이에 글을 써서 의사표시를 했다고... ) ---  그런 줄 몰랐지요.

 

  두번째 스님은 바깥 출입을 안하시는 수행중이고...  

  관음정 위 쓸만한 집은 가을에 다른 스님 한분이 또 오시기로 했고...  

  약천사 스님도 말을 아끼려고 출타중 표시로 -제주도 대문처럼- 정낭을 걸어 두었다고 하신다.

  스님모습은 사진에 담지 말라고 하시며...    다행스럽게 오늘은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  감사합니다. 

 

  어안동...     겨울에 섬진강 기러기를 볼 수 있었다는 곳...

  좀 더 세밀한 정보를 알고 갔으면 그냥 조용히 사진만 찍고 지나갔을 것을...    

  

 

약천사 왼쪽 뒤로 난 길을 따라 능선으로 나가며...

 

* 능선에 올라 늦은 점심을 먹는다.

  배 고픈줄 몰랐는데...    둘이 먹는 점심이 맛있다.

  버너 코펠 없이 아침에 끓이고 익혀 보온통에 따뜻하게 준비했다.

 

 

능선길엔 하산하는 산님들이 있어 하나 부탁하고...

 

 

촛대봉에 올라 세석위의 촛대봉을 바라본다.

이정표에 있는 화개~ 5.0km~ 촛대봉~ 2.6km~ 황장산~ 3.4km~ 당재를 기억하고...

 

* 여유부릴 땐...   새끼미재에서 쌍계사 주차장으로 내려가기로 했으나

  둘 다 아쉬웠는지 일단 황장산으로 가기로 한다.

 

 

새끼미재 위 전망바위에서 섬진강을 내려다보고...

 

걸음을 빨리 하여 황장산에 도착...

 

황장산 정상에서 지리산 천왕봉도 잘~ 바라보고...

 

* 구례군 토지면 청년회에서 황장산 능선길에 이정표를 세우고 밧줄도 달아놓았다.

  표지기 많이 붙은 능선길은 고속도로 수준이며 군데군데 나무를 정리해 전망이 시원하다.

 

 

농평마을 뒤로 불무장등...   너머에 지리 주능선...  

 

황장산 정상에서 급경사 구간을 내려오니...

이곳이다 하는 느낌이 든다.    황장동으로 가는 들머리...

 

잔잔한 산죽과 너덜을 따라 내려오니 좋은 길과 만나고 앞쪽으로넓은 공터에 텐트가 보인다.

좌우로 좋은 길은 황장동 옛길일까??   궁금해 진다. 

 

버려진 텐트를 지나 계곡을 건너 내려가니...     석축 즐비한 황장동!!

 

희미한 마을 길을 따라가다 급경사 구간에 멋진 폭포가 보여 계곡으로 내려선다.

 

절벽을 돌아 내려서니...      반가운 "사랑합니다"    길이 없다는 뜻인데...    ㅎㅎ

 

멋진 폭포의 연속...     물 건너가며...

 

왼쪽에도 실폭이 흐르고...

 

다시 계곡을 건너는데...  

표지기도 없고 흔적도 없어 그냥 치고 내려간다. 

 

                                  좋은 날 다시 모암골을 찾기로 하고...

 

* 표고막터를 지나 모암골 오른쪽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앞장서 잣대( 늘산님께 배운...   직선으로 쭉- ) 산행을 시작한다.  ㅎㅎ

 

  저 아래 불빛을 목표로 산길에서 내려오니 왼쪽 건너 편에 임도가 보인다.

  밭을 가로질러 계곡을 건너 임도로 올라갔더니 임도가 오른쪽 산으로 향하는 것 같아...

  임도를 버리고.  물을 건너..   녹차밭을 가로지르고...    매화 밭을 지나 계곡으로 붙으니....

  계곡 언덕으로 샛길이 이어진다.   ㅎㅎ  

  모암마을에서 도로로 나가니 "천혜의 야생차 모암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ㅋㅋ

  머리에 불 안켜고 적당한(?) 시간에 잘 내려왔다.       함께한 산꾼에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