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길/2020

어름터~미타봉(소림선방)~구롱길~청이당터 : 2020. 04. 12

san(짝꿍) 2020. 4. 22. 12:17

* 2020년 04월 12일 (일)

 

* 광점동~어름터~와불산(미타봉, 소림선방)~구롱길~청이당터~부도터~어름터

* 흐리다 함박눈이 펑펑 내린 날 짝꿍이랑 청이당터로....

 

 

* 전날은 오후에 비가 조금 내렸는데도, 오버트라우저2, 비옷2, 1회용2, 우산까지 만반의 준비를 했으나

  광점동에서 올라가는 트럭을 보고 내려와 용유담, 송대마을, 법화산에서 놀았습니다.  ㅎ

 

* 당일 오후도 비가 쬐끔 오겠지 하며 벽송사능선에 올라 배낭을 살펴보니 에고~~

  전날 챙긴 준비물은 차에 두고, 평소 가지고 다니는 오버트라우저 1개와 1회용 비옷 2개 있습니다.

 

* 미타봉 오르기도 전에 눈이 내려 구롱길을 잘 이어갈 수 있을까 걱정했으나, 눈 위에 발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중간에 눈이 펑펑 내려 도솔산인님 팀 발자국과 표지기는 사라졌지만 케른을 보며 집터까지 길을 잘 이어갑니다.

 

* 두 바위 사이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지만, 매서운 눈보라 속에 덜덜 떨면서도 갈 길이 걱정되어 더 진행합니다.

  청이당 길이 있는 능선이 눈앞에 보여, 기쁜 마음으로 주변에 기울어진 바위를 찾아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 옷을 껴입고, 양말을 짜서 신고,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불을 쬐니 살 것 같습니다.

  소림선방과 구롱길을 알려주신 도솔산인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청이당까지 다녀옵니다.^^

 

 

 

* 광점동 주차장(07:42)~ 범종(08:03-10)~ 청수정(08:30)~ 폭포(08:58)~ 합수부(09:03)~ 사립재골(09:08)~

  숯가마터(09:39)~ 사립재골 탈출(09:45)~ 벽송사능선(10:14)~ 아래 전망대(10:17)~ 전망대(10:24)~

  와불산(10:32-11:00)~ 일강(11:19)~ 동부(11:59)~ 네모롱이(12:21)~ 집터(12:42-58)~ 석문(13:34)~

  점심(13:55-15:05)~ 아홉모롱이(15:27)~ 청이당터 계석(15:40)~ 부도터(16:40)~ 독가(17:38)~ 종료(18:15)

 

 

 

 

아침 안개에 물기를 머금은 잎과 꽃이 상쾌하고 싱그럽다.

 

 

길가에 있는 범종은 언제 제자리를 찾을련지...

 

 

잘 지어진 누각은 안타깝게 점점 폐허가 되고 있다.

 

 

흐르는 물소리는 푸른 대통을 통해 들려오고

떨어지는 물은 차갑게 절구질을 하네.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 -도솔산 연소재에서-

 

 

 

누각에서 바라보며 "떨어지는 물은 차갑게 절구질을 하네~~" 읊조린다.^^

 

 

푸른 못에 서있는 중생은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네.  ㅎ

 

 

층층의 벼랑이 깎아지를 듯 솟아 있고 절벽이 만 길 높이로 우뚝 서 있었다.

1580년 변사정 -도솔산 연소재에서-

 

 

저 높은 대에 올라가면 누각(직폭) 위에 있는 와폭이 보인다는데...

금방이라도 비 올 것 같고, 초행인 구롱길 가려는 마음이 바빠 쳐다만 보고 간다.

 

 

텅 빈 절벽은 긴 비단을 드리운 듯하고

맑은 햇빛은 부서진 바위를 꿰맨 듯하네.

-1611년 유몽인 두류암 시-

 

1611년 4월 3일 오후 유몽인 선생이 대에 올라 폭포를 바라보고

 

암자 북쪽에 대가 있어 그곳에 올라 정남쪽을 바라보니,

바위 사이로 폭포수가 쏟아지고 있는데

마치 옥으로 만든 발을 수십 길 매달아 놓은 것 같았다.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 -도솔산 연소재에서-

 

 

 

(2019. 12. 22) 겨울이라 옥으로 만든 발이 약하다.^^

 

 

 

 

산책 나온 주인과 잠시 같이 올라가 헤어져...

 

 

계곡을 건너 연기나는 풍경이 좋아 돌아본다.

 

 

 

 

 

 

 

 

등로 아래 폭포에 내려가보고...

 

 

합수부 위에서 허공달골을 건너...

 

 

위쪽 독바위 아래 능선과 청이당터 등로 확인하고 내려와 왼쪽 사립재골로 올라간다.

 

 

사립재 길을 따라 걷다가 숯가마터를 지나...

 

 

길이 벽송사능선과 멀어지는 지점에서 완만한 지능으로 올라간다.

 

 

바위 구간이 나오고 능선답게 경사가 심해져...

 

 

눈 쌓인 낙엽에 푹푹 빠지고 미끄러지며 올라간다.

 

 

마지막 구간 커다란 바위가 막아 왼쪽으로 우회하여 부러진 나무 밑으로 기어 올라간다.

 

 

벽송사능선 등로에 올라서서 살펴보니 바로 아래에 전망바위 있다.^^

 

 

아래 전망바위에 내려가 다리쉼을 하고..

 

 

등로 따라 올라가 위쪽 시원한 전망대에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본다.

 

 

청이당까지 가야하는데, 길이나 보일련지...

 

 

와불 화살표가 있지만, 눈이 미끄러워 좀 더 등로 따라가 와불산으로 간다.

 

 

와불산 정상부를 돌아서면 아래쪽에 평평한 터가 있다. (왼쪽으로 올라서면 석축)

 

 

도솔산인팀 발자국인가 보다. 감사합니다.^^

 

 

 터 아래쪽 소림선방에 다가서면 반듯한 창문이 있다.

 

 

창문 왼쪽(밖에서는 오른쪽)으로 들어오니 -도솔산 연소재- 에서 알게 된 소림선방이다.^^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 기행시 의론대에 나오는 소림선방

 

 

참선승 두 사람이 장삼을 어깨에 반쯤 걸치고

바위 사이 한 곳을 소림 선방이라고 가리키네

석양에 삼반석(의논대) 위에서 홀로 서 있으니

소매 가득 천풍이 불어와 나도 신선이 되려하네.

-도솔산 연소재에서-

 

 

 

소림선방을 나와 외부에서 바라본 모습...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따라 사진 오른쪽으로 돌아가니...

 

 

깊이를 수 없는 멋진 바위가 보이고...

 

 

전날 송대마을 와불사 찾아 올라간 고사리밭과 솔봉이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바위에 올라서니 미끄럽고, 기이~픈(깊은) 크랙이 있어 무서워 물러선다.

송대마을 견불사에서 천연와불을 보게 해준 트럭이 고맙다.  ㅎ

 

 

의론대~고열암~소림선방(2020. 04. 19)

 

 

되돌아와 다시 굴 내부를 살피고 소림선방 대문을 열고 길을 나선다.

 

 

눈이 오고 바람이 세차지만, 10년 전 광주산님들과 함께한 정상부로 올라간다.

 

 

정상부 전망바위 아래로 축대가 보인다.

 

 

내려가기는 어렵고 소림선방 가는 길에 왼쪽으로 갈 수 있다.

 

 

정상부 전망바위에서도...

 

 

솔봉능선이 보인다.

 

 

의론대, 노장대, 고열암터...

 

 

와불산 정상에서...

 

 

눈 때문에 바위가 미끄러워 내려가기가 더 난감하다.

 

 

(2010. 08.14) 와불산(미타봉)이 맞는데, 왜 엎어졌을까...

꼭대기 상내봉 삼거리 옆에 전망 좋은 바위가 향로를 닮은 것 같고.

 

 

 

 

안부 사거리에서 왼쪽 고열암 가는 길은 알고 있어, 좋은 날 가기로 하고...

일강 바위를 담고 돌아와 사거리에서 오른쪽 흔적을 따라 진행한다.

 

 

돌포장길...

 

 

사립재골...

 

 

 

 

사립재골에 물이 흐르고 지형이 완만하여...

 

 

석축(집터)이 보이고...

 

 

반반한 터도 있다.

 

 

동부(洞府)는 사립재골 고원지대의 습지 주변을 말한다.

도교에서 '신선이 사는 곳'으로 너덜이 없고 평탄하고 넓은 지형으로,

마을을 형성하여 사람이 농사를 짓고 살 수 있는 곳'을 말한다.

 

구롱(九隴)은 '용의 형상처럼 구불구불한 산모롱이 언덕 길'을 뜻한다.아홉 모롱이(모랭이)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동부와 구롱 -도솔산 연소재-

 

 

 

 

 

 

 

 

 

 

산죽 속에 길이 희미한 길은 커다란 나무가 안내를 한다.

 

 

 

 

모롱이 길...

 

 

 

 

이정표 케른.^^

 

 

 

 

뒤쪽에서 바위에 올라설 수 있다.

 

 

네모롱이 길을 내려서면...

 

 

평평하고..

 

 

다섯모롱이 길...

 

 

케른...

 

 

 

 

 

 

돌 포장길에도 케른이 보여 안심하고 진행한다.^^

 

 

옹암에서 내려와 구롱길과 만나는 집터다.

옹암 길로 잠시 올라가며 생각 나는 터가 있다. 히~야~~

 

 

넓은 터에 있는 석축, 석간수, 석굴, 석굴을 감싸고 있는 높고 시원한 대!!

다섯모롱이 아래 석굴이 있는 훌륭한 터(두리의 폐사지)~사립재골 집터(야철지)가 떠오른다.  ㅎ

지난해 산행에서 위쪽에 사면길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사면길이 구롱길이라는 생각에 머리속이 환해진다.

 

 

 

 

넓은 터(2019. 12. 22)

 

 

석축...

 

 

석간수가 흐르고 석굴을 감싸고 있는, 전망 좋은 훌륭한 대.^^

 

 

석간수...

 

 

석굴 안에서...

 

 

석굴 입구에서...

 

 

석굴 내부 천장의 조명창(ㅎ)...

 

 

대에 올라가 내려다 본 석굴...

 

 

전망이 시원하고 넓은 대 위에서...

 

 

(2019. 12. 22)

 

 

 

 

집터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피식 웃으며 구롱길을 이어간다.^^

 

 

눈이 펑펑 쏟아져 핸드폰이 작동이 안되 묵묵히 걷다가 석문에서 짝꿍 핸드폰으로 담고,

점심 먹을까 망설이다 갈 길이 멀어 청이당 능선에 더 가까이 가기로 한다.

 

 

추워서 웅크리고 걷다가 고개를 드니...

 

 

멋진 풍경에 마음이 따듯해진다.^^

 

 

눈보라 속에 능선을 넘어, 피신처를 발견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점심을 먹는다.^^

 

 

얼어붙은 손과 발을 녹이고, 장갑을 말리고, 발을 비닐로 감싸고 길을 나선다.

 

 

잠시 눈이 그쳐 신이난다.^^

 

 

청이당 등로를 따라가며, 다행이다는 생각도 잠시.

쑥밭재는 바람이 심하고, 싸래기눈이 얼굴을 때린다.^^

 

 

청이당터로 내려가 계곡을 건너...

 

 

청이당터 앞 계석을 확인하고 돌아간다.

 

 

빗줄기 처럼 쏟아지는 눈 속에 다시 언 손가락으로 천례탕을 얼른 담고...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쑥밭재로 올라가며...  ㅎ

 

 

구롱길 내려다보고, 미련없이 하산한다.^^

 

 

급경사 하산길이 미끄러워 정신이 없다.

 

 

고도가 낮아져 진눈깨비가 비로 바뀌고, 건너는 작은 골에 제법 물이 흐른다.

 

 

부도터...

 

 

 

 

반석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어간다.

  

 

의병장 석상용장군 묘...

 

 

오른쪽에서 내려와 삼거리 만나고...

 

 

이제 해가 뜬다.

 

 

아침 안개, 먹구름, 함박눈, 눈보라, 싸락눈, 진눈깨비, 비, 햇빛, 파란만장.^^

 

 

파란하늘 보며, 상쾌한 마음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