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08월 11일 (목)
* 추성리~칠선계곡~마폭골~중봉~초암능선~추성리
* 여수산님들과 짝꿍이랑 다섯명이 흐리다 비오는 날에...
* 껍질 씻겨 나간 뿌리들과 내동댕이 쳐진 나무들이 눈앞에 생생합니다.
태풍무이파... 지리산을 할퀴고 갔더군요.
다른 골들은 무사한지... 멋진 칠선이 무너져 내린 곳이 많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 추성리(06:10)~ 선녀탕(아침 07:20-55)~ 청춘홀(08:50)~ 칠선폭포(09:10-20)~ 대륙폭포(09:35-45)~
마폭(11:34-12:03)~ 오층폭포(점심 12:25-14:05)~ 합수부(14:37-57)~ 중봉지능(15:40)~ 중봉(15:58-16:08)~
하봉헬기장(16:30-40)~ 하봉(16:55)~ 초암능선 진입(17:03)~ 상원사지 삼거리(19:03-18)~ 종료(21:10)
어두워져 하산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 태풍 피해로 마음은 아팠지만 여유부리며 올라가 즐거웠습니다.
물기 머금은 사암(沙巖) V자곡에서 벌벌 떨며 구르는 작은 돌맹이의 위력을 보았고...
중봉능선도 조금 밟았으니 또 언제 길을 잇겠지요. ㅎㅎ
늦었는데도 상원사지에 갔다오라고 배려해준 산님들 감사습니다.
불켜고 빨치하며 내려오니 두류능선 끝자락에서 환한 달이 떠올라 웃고 있었습니다.^^
대강 그렸습니다.^^
두지터로 가는 좋은 길을 따라 올라간다.^^
두지터 아줌마가 다리가 끊어져 못올라간다고 한다. "예~~ 감사합니다." 하고
끊어지진 않았는데 첫번째 다리가 엿가락처럼 늘어져 있다.
신발을 벗어 들고 먼저 계곡으로 들어가는 산님을 보니 물살이 장난이 아니다.
다리로 가는 산님이 안전해 보여 다시 올라가 난간을 붙잡고 네발로 기어가 용소에서 오는 길을 만난다.^^
안오리마을터로 가는 들머리도 다시 살펴보고...
선녀탕은 떠내려온 자갈들이 해변처럼 가득하고...
대학시절 선녀탕 부근에서 박을 했는데 세월이 흘러 알 수가 없다.
가운데가 부서진 선녀탕 다리를 건너 자갈위에서 아침을 먹는다.
ㅎㅎ...
옥녀탕도 들여다보고...
흔들흔들 다리를 건너 난간 사이로 비선담을 들여다보니 아찔...
jiri 09-08 부근 나무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안오리 마을터를 거쳐오는 날머리가 있다.
비선담 통제소가 있는 마지막 데크는 심하게 기울고 안내문과 난간은 사라져버렸다.
왼쪽 지계곡을 건너 올라가다 신발을 벗고 칠선계곡을 건넌다.
칠선계곡은 바라보는 곳마다 온통 폭포다.
jiri 09-10 부근 청춘홀에 들어가본다.
옆에 서있던 울창한 나무가 쓰러져 등로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 백무동에서 창암능선을 넘어 내려오는 길을 만나고...
오른쪽 지계곡을 건너니 칠선폭포의 하얀 포말이 먼저 날아와 반긴다.
힘차게 떨어지는 칠선폭포를 보니 부서진 다리들로 어둡던 마음이 환해진다.
* 합수부에 도착하니 건널만한 곳이 없다.
발 빠른 산님이 아래로 위로 가늠하다 둘은 위로 가고...
아래로 가던 산님이 불러세워 용기내 발을 쫙~ 벌려 몸날려 겨우 건널 수 있었다.^^
와~ 와~ 무슨 말이 필요하랴... ㅎ
대륙폭포에서... photo by 입선
올라갈수록 무이파 태풍으로 뿌리는 씻겨져 실타래처럼 엉켜있어...
아픈 마음을 아담한 소폭이 어루만져준다.
줄줄이 이어지는 옥빛의 소와 폭포들이 마음을 붙잡아 걸음이 더디다.^^
연두와 초록에 싸인 지계곡들이 이쁘고...
마폭아래 합수부는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마폭에서 땀을 씻어내고...
올라가니 폭이 좁은 마폭골은 아수라장이다.
* 태풍 무이파가 휩쓸고 지나간 골은 깊게 패이고 찢겨지고 부러진 나무들이 나뒹굴고 있다.
씁쓸한 수액이 진하게 코끝을 자극하고 어떤곳은 파리가 윙윙거리고 뿌리들은 허공에 떨고 있다.
얼마나 많은 물이 무섭게 흘렀는지 계곡폭은 2배가 되어버린 것 같다. 어찌할꼬...
폭포아래 왼쪽 반반한 자리는 무너져버렸고...
폭포위로 올라서니 산을 폭파시켜 버린듯하다.
덜 부서진 왼쪽 암반으로 올라...
조금 멀리서 오층폭포를 바라보며 점심상을 편다.
널브러진 아픔을 아는지 오층폭포는 묵묵히 흐르고 있다.
오층폭포를 보며 다시 마음 달본다.
오른쪽으로 올라 지계곡 폭포도 구경하고 올라가니...
본류는 왼쪽인데 오른쪽이 휩쓸려 훤하다.
이제 마폭골 본연의 모습들이 보인다.^^
갑자기 비가 내리더니...
다행히 금방 그친다.
합수부에서 안가본 곳으로 오르기로 한다.^^
반반한 밥상자리가 있는 이곳위로 상처는 없는지 궁금했지만...
왼쪽으로 건너 중봉능선쪽 골로 향한다.
사암(沙巖)...
비에 젖은 암석이 짓뭉개져 흙이 되며 미끌린다.
* 앞서간 산님은 V자골로 오르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니 계속 홈통으로 돌이 구른다.
작은 돌은 급경사골을 흘러내리며 가속이 붙어 무서운 기세로 달려든다.
윗쪽 산님을 멈춰 서게하고 우린 V홈통으로 조심조심 네발로 긴다.
부슬부슬 허물어지는 사암을 밟기가 무서워 후들거린다.
두사람 먼저 올라가 안전하게 서 있도록 하고
힘내어 올라간다.
뒤돌아보니 금방이라도 흙이 주룩룩...
* 좀 더 올라가니 커다란 나무가 V통에 처박혀 길을 막고 있다.
올라갈 수 가 없어 왼쪽으로 건너는데 먼저간 산님들 발이 미끌리고 돌이 구른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다 가지 않으면 안되기에 따라서 부들부들 한발 한발 내민다.
오른쪽으로 올라간 산님도 무사히 계곡 탈출하여 각자의 방향으로 올라간다. 감사!!!
골 끝나는 부근에서 내려다보니 작은 줄이 힘없이 걸려있다.
중봉능선에 올라서니 잠시 구름이 흩어져 반기고...
중봉을 찍고 하봉헬기장에서 쉬어간다.
하봉에서 환하게 웃으며...
초암능선을 신속하게 잘 내려가길 기원한다.^^
산님들 잠시 쉬는 동안...
돌이 박힌 삼거리에서 상원사지도 뛰어가 살펴보고 온다.
* 초암능선은 참 길다.
처음 산행때 불켰는데 두번째도 불을 달았다.
대궐터와 초암능선 아래쪽 산길을 훤할 때 다시 걸어야겠다.
욕심내지 말고 짧은 코스로... ㅎㅎ
어둠속에 내려와 용소 아래 건너는 지점이 보여...
너무 기쁜 나머지 턱에 돌을 괴고 잠시 일어설 줄을 몰랐다. ㅎㅎㅎ
함께한 산님들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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