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길/2013

내원마을~소은암~내원골~쌍계사 : 2013. 11. 24

san(짝꿍) 2013. 11. 25. 17:36

* 2013년 11월 24일 (일)

 

* 내원마을~소은암~내원골~집터~지계곡~지능~내원골

* 흐린날에 짝꿍이랑 둘이서 소은암으로 시나브로...

 

* 모처럼 네 식구가 다 모였는데 아이들 두고 일찍 산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아침을 함께 먹고 늦은 시간에 소은암으로 향합니다.

  내원마을로 가는 길이 정겹고 소은암으로 향하며 괜히 설레기도 합니다.

 

* 소은암 거사님은 출타중이고 툇마루엔 햇빛이 가득합니다.

  툇마루에 앉아 상념을 떨치고 반쯤 감은 눈으로 건너 내원능선을 바라봅니다.

  바람을 느끼며 사르르 감기려는 눈이 청아한 풍경 소리에 떨립니다.

 

* 계속 울리는 맑은 소리가 고와 피식 웃으며 일어나 다가섭니다.

  '너 였구나...' 아는체를 하니 더 고운 소리를 들려 줍니다.^^

  길을 나서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소은암 곁에 더 머물다 갑니다.

 

* 쌍계펜션(11:25)~ 묵자바위(12:05)~ 내원마을(12:20)~ 활인령(12:43)~ 소은암(12:53-14:00)~

  터(14:28)~ 집터(14:58)~ 계곡(15:07)~ 합수부(15:11)~ 숯가마터(15:15)~ 지능(15:42)~ 집터(16:09)~

  내원마을(16:35)~ 쌍계사(17:05)~ 쌍계펜션(17:15)

 

 

다녀온 길...

 

쌍계펜션 골목에서 올라 수로를 따라 가면 은행나무가 보인다.

수북히 쌓인 은행잎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올라...

 

내원 마을로 가는 좋은 길을 따라 간다.

건너 지능에 노오란 단풍이 이쁘고 새소리 들리는 넓은 길이 맘에 든다.

 

좋은 길에 웬 공사?

맘에 드는 길에 쌍계사 건물이 생기니 쬐끔 그렇다.

 

다시 산길을 이으면 내무부가 세워둔 국립공원이 있다.

밭가에 버려진 들깨단에서 진한 들깨향이 난다.^^

 

여름에 물이 불어 신발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간신히 건너간 기억에 피식 웃는다.^^

 

폭우에 쓸리면 다시 만들어 놓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걷는다.

 

말라가는 단풍곁에 늦게 오는 산님들 기다리는 듯...

아직 싱싱한 모습이 고맙다.  ㅎ

 

반대 방향으로 다시 물을 건너면 묵자(墨字)바위...

처음 보다 묵자가 더 선명한 것도 같고...  ㅎ

 

억새밭에서 다리쉼을 하며 돌아본다.

 

켜켜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시몬, 너는 아느냐...

 

불일협곡을 바라보며 물 적을 때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비로봉~불일 협곡~향로봉이다.

 

낙엽 밟는 마음을 시몬, 너도 아느냐...

 

세 번째 계곡을 건너면 내원마을...

계곡가에 세워 둔 "내원수행촌" 푯말이 보이지 않아 서운하다.^^

 

대나무로 벽을 두른 첫집은 산님이 바뀌었다.

 

담장에 돌탑을 쌓은 집은 인기척이 없다.

 

소은암으로 가는 오름길은 지그재그로 되어 쉬엄쉬엄 올라간다.

 

불일폭포로 갈까...  소은암으로 갈까...

그 날은 삼거리에서 망설임없이 소은암으로 향한다.

 

소은암 툇마루에 앉아 생각을 내려 놓고...

 

   

곱고 맑은 소리 따라가 '너 였구나...'  ㅎ

딸기는 확독으로 들어갔네...  힘들지 않았어?

 

   

추운데 국화는 아직 시들지 않아 씩씩하고.^^

모과는 더 커지려고 열심히 운동을 하는구나...  화이팅!!

   

혼자 피식거리며 눈인사를 나누다...

거사님 있으면 미끄럼방지(?)는 누가 언제 했냐고 물어볼텐데 아쉽다.

 

여기저기 살피며 노닥거리다 소은암을 나선다.

 

소은암 곁에 더 머물고 싶어 점심을 먹는다.^^

 

구름이 속력을 내기 시작하며 곧 비가 오려고 한다.

다행히 산행을 마치고 차 타기 직전에 내려 몇 방울 맞았다.  ㅎ

 

사면길로 나가는데 낙엽 산죽길이 미끄럽다.

아랫길로- 경사진 곳은 낙엽을 치우며-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작은 골을 만나 뚜렷한 길을 따라 올라가 살피고 내려와  내원골 등산로를 따라간다.

 

    

옛 내원마을 넓은 경작지가 이어지고 집터도 보인다.

    

집터를 지나 관음봉으로 갈 수 있는 좌골을 따라간다.

 

골이 나뉘는 지점에서 오른쪽 큰 골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왼쪽 작은 골 너덜을 따라 올라간다.

 

숯가마터도 보이고 골 오른쪽으로 흔적이 이어진다.

다시 골이 나뉘며 오른쪽은 향로봉능선으로 붙을 수 있겠으나...

 

왼쪽골로 끝까지 올라가 향로봉 능선에서 내려오는 지능선으로 붙는다.

 

지능선은 내원마을 집터로 연결되어 지도에 점선 등로가 있고...

확인하니 희미한 흔적이 있어 안심하고 내려간다.^^

 

산죽 구간에서는 무방비 상태인 얼굴을 자주 할퀸다.

에~고~~ 소은암에서 불일폭포로 갈 걸...  ㅎ

 

끝자락 급경사 구간을 주르륵 타고 내려가니 집터 부근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며 조금 여유를 부린다.

 

내원 마을 첫집 주인과 계곡에서 인사를 나눈다.

"차 한잔 하고 가라"는 말이 고맙지만 그냥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