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01월 09일 (수)
* 직전마을~피아골~반야봉~삼도봉~불무장등~무착대~직전마을
* 여수산님들과 칼바람 부는 날에 세명이서...
* 천왕봉에서 반야봉을 바라보며 1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하니 겨울 박짐을 지고 갈 것이 깝깝합니다.
딸이랑 노고단에서 자고 반야봉만 갔다 오자고 할까 궁리를 하는데 반야봉을 가자고 합니다.^^
겨울이라 어디로 가든 반야봉이 멀텐데... 주말에 여행계획이 있어 약간 걱정이 됩니다.
* 피아골대피소 까지는 금방인데 능선 삼거리는 참 멀게 느껴집니다.
1년 전 내려오던 때를 생각하며 힘을 내지만 계단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칼바람 부는 날이라 계단끝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아주 좋습니다.
몸은 추운데 땀은 주루룩 흐릅니다. 감기들까 걱정입니다. 코로 숨을 쉬려고 노력합니다. ㅎ
능선에 올라서니 날아갈 것 같고 바람 심한 곳은 길 흔적도 사라지고 없습니다.
* 임걸령샘은 물을 힘차게 흘려보냅니다.
바람이 심하지 않은 곳에 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따뜻한 누룽지까지 맛있게 먹어도 떨립니다. 노루목까지 쉬지않고 오르니 다시 땀이납니다.
삼거리에서 배낭을 두고 반야봉으로 향합니다.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은 딴 세상입니다.
바람이 자고 햇빛이 등뒤에서 비춰 따뜻하고 마음마저 편안합니다.
지난 번 만복대는 눈보라가 몰아쳐 '어머니의 품속 같은 편안한 만복대'의 이미지가 사라져 썰렁했는데...
엄청 추운날 반야봉을 오르며 뜻밖의 편안함을 느끼며 올라갑니다.
* 정상은 바람이 불고 춥지만 사방으로 트인 전망으로 마음이 환해집니다.
"노고단 운해" 노고단 하늘에 있는 구름이 '노고단 운해'로 탈바꿈해도 피식 웃습니다.
'그렇게 멋진 날이라는 뜻이지요...' 혼자서 주석을 답니다.^^
반야봉에서 천왕봉을 보며 손을 들어 올립니다. 천왕봉에서의 생각대로 정말로 반야봉에 왔다고 자랑하듯...
* 삼도봉에서 불무장등까지 또 멀게 느껴집니다.
불무장등에서 발자국은 통꼭지봉으로 향하는데 발자국 없는 무착대능선으로 가자고 합니다.
눈이 쌓여 발자국 없는 상태에서 정확하게 길을 잇는다는게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능선길은 안전을 위해 살짝 아래로 돌기도 하고 안부에서 내려서야 하는데 확인하고자 조금 더 가기도 합니다.
* 희미한 길을 찾아 내려가는데 무착대로 바로 가는 느낌이 듭니다.
왼쪽으로 암릉 구간이 나오자 우회하여 내려가니 무착대 근처입니다.
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 무착대는 안가기로 했으나 무착대가 코 앞이라 확인차 보고 나옵니다.^^
무착대 아래길로 나와 삼거리를 만나 서쪽 하늘을 보니 벌겋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왕 늦은 것 훤히 아는 길이니 간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고 머리에 불을 달고 내려갑니다.
* 어쩌다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집니다. 내 별도 바로 머리 위에서 웃습니다. ㅎ
힘차게 내려와 피아골 S라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에서 하늘을 우러러 별을 바라봅니다.
오랫만에 별을 바라보며 좋아하던 산님이 박하면 좋겠다고 합니다.
한마음이 되어 고개가 아프도록 별을 바라보고 내려갑니다.
아침 차에서 일출을 보고 무착대 삼거리에서 일몰을 보고 전망바위에서 별을 헤었으니...
그보다 더 좋은 날은 없었습니다. 몸살감기로 3일 동안 고생하다 여행을 떠났지만... ㅋ
* 하늘아래 첫집(08:53)~ 표고막터(09:10)~ 삼홍소(09:28)~ 구계포교(09:43)~ 피아골대피소(10:20-35)~
피아골삼거리(11:54)~ 임걸령(12:00-13:30 점심)~ 노루목(14:00)~ 삼거리(14:15-반야봉-15:12)~
삼보봉(15:30)~ 불무장등(16:37)~ 무착대(17:50)~ 삼거리(18:08-25)~ 전망바위(19:10)~ 산수식당(19:40)
다녀온 길...
파란선으로 계획 했으나 무착대까지 봤습니다.^^
표고막터 이정표에서 오른쪽 옛길로 올라 삼홍소교를 만난다.
삼홍소 단풍제 지내는 돌제단...
오래전에 봤는데 요즘도 피아골 단풍제를 지내는지?
가늘고 날카로운 고드름을 보고 긴머리같다고 한다.^^
긴머리에 대한 아련함이 아직 남아 있는걸까? 머리카락은 아니구만요... ㅎ
구계포교를 내려다보며 가을 빛이 고왔던 모습을 떠올린다.
피아골 산장으로 향하며 흰덤봉을 바라보고...
봄날이 오면 임걸령 샘으로 바로 가는 옛길도 올라봐야지...
피아골 산장은 주인은 없고 음악이 흐른다.
돌탑 뒤 음수대는 얼어있고 서산대로 향하는 능선은 발자국 없는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
멀게 느껴지는 계단의 끝은 푸른 하늘로 이어질 것만 같다.^^
임걸령 샘물은 칼 바람 속에서도 온기를 간직한 듯 차갑지않다.
노루목 전망바위에 올라 바라보고...
왼쪽 아래 샘과 대소골을 떠올리며 반야봉으로 향한다.
반야봉아래 철계단에 올라 남부능선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다.^^
참 좋아 한참을 바라보고 뒤돌아 올라간다.
반야봉의 하늘은 분수쇼를 펼친다.
서서히 흐르는 하얀 물줄기가 음악이 빨라지며 바람을 맞는다.
노고단 위의 운해^^
노고단에서 왼쪽 왕시루봉까지...
중봉~천왕봉~촛대봉~영신봉~남부능선...
히~야~~
반야봉에서 천왕봉을 당겨보며 손을 흔든다.
반야봉의 큼직한 새 이정표는 땅속으로 파묻혔는지 못 본지 오래고...
돌탑은 예전 모습에 미치지 못하지만 정겹다.
반야봉을 내려서며 하늘을 보니...
남부능선 커튼이 내려지고 파란 하늘에 다시 분수쇼를 펼친다.
삼도봉에서 반야봉을 올려다보고...
늦가을 단풍이 최고로 멋진 목통골을 들여다보고...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서야 되는 불무장등으로 향한다.
푹-푹- 빠지는 능선을 따라가...
귀여운 불무장등 옆에 앉는다. ㅎ
안부에서 무착대 능선으로 내려서지 못하고...
솔봉을 지나 확인하고 사면으로 내려가 희미한 길을 잇는다.
무착대 가까이 다가가니 서산은 벌겋게 불타오른다.
노을에 반사되어 황홀감에 빠진 무착대 앞 전망바위를 바라보고...
다시 무착대능선 삼거리에 서니 해는 사라지고 여운만 남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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