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길/2014

장터목~천왕봉~중봉~영랑대~중봉~치밭목~대원사 : 2014. 01. 04-05

san(짝꿍) 2014. 1. 6. 17:15

* 2014년 01월 04-05일 (토-일)

 

* 중산리~장터목~천왕봉~중봉(~하봉~영랑대~하봉~중봉)~치밭목~대원사~주차장

* 바람자고 따뜻한 맑은 겨울날에 짝꿍이랑 둘이서...

 

* 새해 첫 날 세걸산 일출은 시간이 훨씬 지난 후 반야봉 사이에서 반짝하더니 서운하게 금방 사라졌습니다.

  해넘이와 해돋이 그리고 천왕봉...  날이 좋으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중산리로 갑니다.

 

* 유암폭포에서 머물다 올라가니 눈이 쌓여 쉴만한 곳이 없어 장터목 샘터까지 바로 갑니다.

  샘터에서 흔적을 살피나 눈위가 깨끗하여 '봄에나 가야지~~' 하며 아쉬움에 피식 웃습니다.

 

* 장터목에 배낭을 두고 혼자 연하봉으로 향하는데 아이젠을 신지 않아 자꾸 미끄러집니다.

  일출봉으로 가는 발자국이 없어 오른쪽으로 들어가 바위에 올라 광양 백운산까지 시원하게 바라보고 옵니다.

 

* 새로 지은 장터목 취사장에서 점심을 먹고 양지바른 곳에서 배낭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시끄럽습니다.

  백무동과 중산리 양쪽에서 산악회 산님들이 몰려와 얼른 일어나 제석봉으로 올라갑니다.

 

* 천왕봉으로 가는 길은 신년 처음 주말이라 산님들로 가득합니다.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느라 서 있는 줄을 보며 칠선계곡과 초암능선에 눈인사만 하고 중봉으로 내려섭니다.

 

* 중봉 아래 몇 걸음 급하게 내려가며 돌아올 것이 걱정되지만 마음은 이미 영랑대에 있습니다.

  헬기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배낭을 두고 혼자 갑니다.  발자국이 있지만 보폭이 맞지 않아 새로 흔적을 남깁니다.

 

* 하봉에서 뿌듯한 마음에 한동안 웃습니다.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다행입니다.^^

  영랑대에서 햇살 때문에 천왕봉이 잘 잡히지 않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지난 가을 단풍 든 모습도...  국골에서 올라와 바라 본 여름철 녹음도 잠깐씩 스칩니다.

 

* 다시 하봉을 지나 돌아가는 길은 더 멀게 느껴지고 힘이 듭니다.

  제가 찍어 놓은 발자국도 반대 방향이라 맞지 않습니다.   '누가 갔다 오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ㅋ

  힘들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가는데 기다림에 지쳤는지 짝꿍이 마중을 나와 반갑습니다. ^^

 

* 헬기장에서 중봉 오르는 길은 스틱을 짚으면 손잡이 까지 눈속에 빠져...

  내려올 때 밟았던 앞쪽에 스틱을 꽂아 힘을 써 겨우 올라서면 절반은 다시 미끄러집니다.

  중봉에서 일몰을 꼭 봐야한다는 일념으로 헉헉 거리며 올라갑니다.  (밤중에 생각하니 사진이라도 하나 찍어 둘 걸...  ㅎ)

 

*  새해 첫날 세걸산에서  '올해는 욕심 부리지 말고 산행도 덜해야지...   그래야 오래도록 산행할 수 있지...'  발을 보며 "미안 고마워"

  작심3일!!!     중봉을 오르며 자꾸 미끄러지는 눈길이 힘들어 사진 찍을 생각도 못하고 중(ㅎ)는 줄 알았습니다.^^

  (글을 적고 있는 지금은 벌써 잊어버리고...    '그곳에서 박을 했어야 하는데...' 합니다.)

 

 

* 중산리 주차장(07:45)~ 삼거리(08:20)~ 유암폭포(09:26-43)~ 장터목( 점심 10:50-12:10)~ 통천문(13:05)~

  천왕봉(13:28-36)~ 중봉(14:02)~~ 헬기장(14:45)~ 하봉(15:12)~ 영랑대(15:25-50)~  헬기장(16:15)~~ 중봉(17:20-40)~

  치밭목(18:50-06:15)~~ 써레봉 일출(07:00-07:55)~~ 치밭목(10:05)~ 무제치기폭포(10:23)~ 새재삼거리(10:47)~

  전망바위(11:18)~ 989봉 삼거리(11:42)~ 유평(12:38)~ 대원사(13:00)~ 주차장(13:30)

 

 

 다녀온 길...

 

삼거리까지 산님들이 줄줄이 따라 오더니...

장터목 방향은 조용해 출렁다리에서 단풍이 고왔던 깊은골을 잠시 바라본다.

 

통신골 단풍 보러 갈 때는 철부지 처럼 끝만 붉으스럼하더니...

늦게까지 곱게 물들었는지 단풍잎이 그대로 달려 있어 지나칠 수가 없다.^^

 

날씨가 좋아 통신골이 짧고 천왕봉이 가깝게 보인다.

 

유암폭포에서 간식도 먹고 쉬어가며...  ㅎ

 

 

* 모두들 작은 배낭으로 가볍게 올라가는데...

밤에 추울까봐 침낭에 우모복에,  허기지면 못간다고 음식도 넉넉히 챙겨

텐트만 없지 박짐 수준으로 올라간다.  덕분에 따뜻이 자고 음식 나눠 먹고...   바람직하지만^^

뒤에 올라오던 짝꿍이 힘이 드는지 보이지 않아 장터목 임시 샘터에서 기다리다 물을 받아 함께 올라간다.

 

 

혼자 소풍 나간 일출봉능선 초입...

능선으로 발자국이 이어지지 않아 오른쪽으로 잠시 들어갔다 나온다.

 

반야봉 뒤로 서북능선까지 시원한 모습에 히~야~~

 

주능선 뒤로 멀리 광양 백운산과 가운데 왕시루봉 오른쪽 끝에 노고단...

 

쉬어가는 산님들이 있어 천왕봉을 배경으로 부탁한다.^^

 

오후에 짝꿍은 힘이 나는지 앞서 가버리고...

천천히 걸으며 부러지고 맥없이 넘어진 고사목을 바라본다.

30여 년 전 제석봉 고사목을 처음으로 봤을 때 감동이 생각나 안타깝다.

 

제석봉 전망데크에서 천왕봉으로 가는 산님들이 훤히 보인다.^^

 

    

ㅎㅎ...

 

날이 좋아 군데군데 모여 앉아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웃음 소리가 난다.

 

산악회와 함께 온 광주 산님도 만나고...

눈꽃 축제장 처럼 산님들이 가다 말고 즐거워 한다.^^

 

통천문 아래 통신골도 기웃거리고...

 

철계단 위에 서서 주능을 따라 반야봉 노고단까지 마음으로 다녀오고...

천왕봉으로 다가서며 철계단 아래 통신골을 바라보니 그곳 단풍이 떠올라 피식 웃는다.

 

빼곡히 서 있는 산님들로 천왕봉의 높이가 1915M가 훨씬 넘겠다.  ㅎ

 

중봉 사태난 골을 바라보며 '어떻게 저기로~~ '  ㅎ

 

중봉으로 가는 길은 조용해서 좋다.

낭만을 아는 산님 둘이 중봉 턱 밑에 앉아 즐겁게 얘길 나눈다.

 

히~야~~

 

왼쪽 움푹한 곳에 치밭목과 써레봉 뒤 오른쪽으로 황금능선...

 

지금 중봉에서 치밭목으로 내려가면 너무 이르니...  ㅎ

 

 꼭!! 갔다 와야  한다며 앞서서 헬기장으로 재빠르게 내려가 버렸다.^^

올라가는 것은 돌아갈 때 걱정하기로 하고 미끄럼을 타듯...

 

"미끄러운데 어떻게 올라 가려고..."  하자 말문을 막듯

"얼른 갔다 오겠다"며 혼자 배낭 두고 간다.  ㅎ

 

 

혼자 보기 아깝구만...  ㅎㅎ

  

저~기 까진 갔다 와야지~~

 

도착해 먼저 두류능선 부터 살핀다.^^

저~어~기서 별을 한 번 봐야 하는데...  ㅎ

 

지난 가을 단풍 최고!!! 였다고 초암능선 끝자락까지 눈길주며 칭찬하고...

 

단풍 든 모습 보려고 해마다 가을이면 몸살을 앓는데...

이젠 눈 쌓인 모습도 아른거리면 어찌하나~~

 

 

* '얼른 가야지' 하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에 잠시 더 머물다 떠난다.^^

중봉에 올라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햇빛이 반짝인다.

언 손을 녹이고 바라보니 붉어지기 시작한다.

 

 

 

중봉에서...

 

 

 

 

 

써레봉에서....

 

 

* 새까만 밤하늘에 또록또록한 별이 곧 또르륵 굴러 떨어질 것 같다.

새벽에 혹시 떨어질까봐 고개가 아프도록 올려다보나 더욱 또록또록 빛나며 웃고만 있다.^^

 

 

다시 써레봉에서...

 

기다리며...

 

 

 

 

 

 

 

아침 햇살에 빛나는 천왕봉과 중봉...

 

중봉 아래 하봉 그리고...

 

ㅎㅎ...

 

* 내려가다 황금능선 초입 봉우리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어간다.

붉게 끓어 오르던 동쪽 하늘은 평정을 되찾아 온화한 빛으로 얼었던 몰을 녹여준다.

 

 

꽁꽁 얼어 붙은 무제치기폭포...

 

장당골과 하얀길...

 

 

* 새재로 가는 삼거리 지나 유평으로 가는 길은 따뜻한 사면길이다.

참으로 오랫만에 큰 맘먹고 유평~대원사로 간다.^^

나무계단을 설치하여 길이 많이 좋아졌다. 

 

 

전망바위에서 장당골과 내려온 사면(오른쪽)을 올려다보고...

 

내려가야 할 사면(왼쪽)과 능선 삼거리를 가늠하며 길을 나선다.

 

삼거리 직전 절반쯤 녹은 길이 미끄러워 손가락이 긁혀 밴드를 붙이고...

따뜻한 사면길에서 벗은 아이젠을 다시 신고 내려간다.

 

대원사에서 택시를 부를까 하다...

'얘들 어렸을때도 주차장까지 갔는데~~' 하며

바람이 심하게 불어 날으듯 굴러가는 낙엽들과 경쟁을 하며 내려간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