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길/2014

상위~묘봉치~만복대 : 2014. 12. 20

san(짝꿍) 2014. 12. 22. 18:15

* 2014년 12월 20일 (토)

 

* 상위~묘봉치~만복대~묘봉치~상위

* 서북능선에 눈이 엄청 쌓인 날 짝꿍이랑...

 

* 박을 하려다 날씨 때문에 당일로 갑니다.

  날씨는 좋아졌지만 쌓인 눈 때문에 만복대를 못 갈뻔 했습니다.

 

* 앞서간 산님들이 러셀을 하다 힘들어 되돌아옵니다.

  점심을 먹고 올라가니 혼자 간 산님은 힘들어 공터에 쉬고 있고,

  헬기장에서 만난 산님들도 러셀하느라 지치고, 더이상 어렵다고 판단하여 쉬고 있습니다.

 

* 그 분들 노력이 아까와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집니다.

  산악회에서 온 산님들은 되돌아가야한다고 전화를 합니다.

  짝꿍도 몇걸음 진행하다 멈춰서 돌아가자고 합니다.

  눈앞에 두고, 두 번이나 물러서야 했던 몽블랑이 생각나 노력해보기로 합니다.^^

 

* 발을 눈 위로 들어 올릴 수가 없어 그냥 몸으로, 무릎으로 밀고 나갑니다.

  스틱은 무용지물, 옆에 있는 나무들을 붙잡고 한발한발 어렵게 진행합니다.

  바람이 퍼붓은 곳을 지나니 조금 수월한 곳도 있습니다.

 

* 목표는 아래 헬기장 바위까지만 가보기로 합니다.

  짝꿍이랑 둘이 러셀하다 목표점 바위를 지나 힘들어 쉽니다.

  뒤따르던 산악회 산님이 길을 알려주면 앞장서겠다고 합니다. 감사.^^

 

* 한 번 더 앞장서 만복대 300m 전 이정표를 지나 마지막은 다시 산악회산님이 마무리합니다.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눈 앞에- 세 번 교대하여- 28분 정도 서 봤습니다.

  몽블랑을 눈 앞에 두고온 마음때문에...  ㅎ

  다음날 산행후 몸이 풀릴 줄 알았는데 많이 고단했습니다.^^

 

* 상위마을 (10:00)~ 계단1(10:56)~계단2(11:25)~ 묘봉치(11:47-58)~ 헬기장(점심 12:10-13:20)~

  만복대(15:18-35)~ 묘봉치(16:20-30)~ 계단2(16:37-47)~ 상위마을(17:45)

 

 

 

시간도 늦고, 힘이 빠져 도저히 월계재로 갈 수 없어...

묘봉치에서 광주 산님도 볼 겸 되돌아왔습니다.^^

 

 

상위마을은 비가 내려, 온천지구로 내려가 일회용 비옷을 사고...

 

상위마을 돌담길을 따라 걷다 올라가니 눈이 내린다.

 

골짜기를 세번째 건너 작은 계단을 지나 올라가니 생각보다 눈이 많이 쌓였다.^^

 

긴 계단 위에서 앞서간 산님들이 아이젠을 신고 있다.

 

미끄럽지만 걸을만하여 묘봉치까지 그냥 가기로 한다.

묘봉치 전망대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묘봉치에 올라서니 앞서간 산님들이 점심을 먹으며...

"우리가 길 다 내고 올라왔다."고...  ㅎ   "감사합니다."

 

그땐 만복대 2.2km가 그렇게 멀 줄은 몰랐다.

상위마을에서 3km 올라왔으니 평소처럼 월계재 지나 잘 내려갈 줄 알았다.

 

꿈도 야무지게 '만복대골로 가볼까...'

열 걸음도 못가 주저앉고 만다.  ㅋ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간식을 먹고, 아이젠을 신는다.

 

묘봉치 위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으며 바라보니...

 

차츰 시야가 트이고, 묘봉치에 산악회 산님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헬기장을 떠날 무렵 산악회 여성 산님들이 올라온다.

 

날씨가 좋아져 '우리도 박할걸...'

 

조금 아쉬워 하며, 앞서간 발자국에 푹푹 빠져 즐거워한다.

 

발자국 있을 때가 좋았지요.^^

 

공터에 혼자 앞서간 산님이 힘들어 쉬고 있고...

 

만복대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니...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고 간 산님들 모습이 보인다.

 

모두의 노력이 감사하고 아쉬운 마음에 망설이다 앞장서 본다.

처음 정말 힘든 곳은 사진에 남길 생각도 못하고...  ㅎ

나무를 붙잡고 갈 만한 곳에서 카메라를 건네고 간다.^^

 

목표지점 1349봉 바위를 향하여...

 

허리가 안좋은 짝꿍이 힘을 실어주고...

 

뒤돌아보니 노고단 종석대까지 힘내라 응원한다.

 

힘을 얻어 목표지점을 통과한다.^^

 

감사하게도 산악회 산님이 앞장선다.^^

 

날씨는 구름이 몰려와 시시때때로 변동이고...

푹푹 빠지는 안부에서 힘들었기에 오르막에서 다시 순서를 바꾼다.

 

파아란 하늘이 잠시 열리고...

 

힘내 앞서가니 이제 300m 남았다.

 

갑자기 환해진 빛에 고개를 든다. 눈이 부시다.^^

 

몇 걸음 가다 쉬고, 로프에 의지한 채...

뒤돌아보니 산악회 산님들이 줄줄이 서있다.^^

 

오늘은 아쉬움 없이 노력했으니...

 

빛나는 만복대를 바라보며 산악회 산님께 앞자리를 내주고...

 

     

눈속에 파묻혀 머리만 남은 기둥에 앉아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모르는 여성 산님이 내모습을 찍어, 차라리 내 카메라를 준다.

앞서간 산님이 처음에 찍어 달랬는데 전달 할 수가 없다.

아마도 우리가 같은 산악회에서 온 줄 알았나보다.

 

이쁘다.^^

 

만복대 바위에 올라 큰 숨 들이마시고 올라오는 산님들을 바라본다.

 

하얀 능선을 따라 묘봉암지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해가 비치니 하얗다.

 

금방 구름이 몰려오고...

 

산님들도 거의 올라와 차분한 세상이 된다.

 

처음 생각은 그랬다. 월계재 지나 솔봉능선 초입까지는...

묘봉치에서 눈위에 주저앉아 월계재로...

지금은 되돌아갈 생각이다.^^

 

바래봉도 하얗다.

 

만복대에 복이 넘쳐난다.^^

 

동릉 헬기장을 바라보며 피식 웃는다.

당일 산행 하길 잘했지...  ㅎ

 

반야에서 노고단까지...

 

반야봉 뒤로 천왕봉까지...

 

ㅎㅎ...

 

하얀 만복대가 구름이 몰려오면...

 

파래졌다가 어두운 회색이 된다.

 

알 수 없는 이정표지만...

선두는 벌써 정령치로 향하고 있다.

 

손가락이 꽁꽁 얼도록 기다리니 보인다.^^

 

다시 한 번 해가 나오길 기다리나 그만 내려가라 한다.

 

반야봉~노고단~종석대까지 담고...

 

산님들 모두 올라오고, 텅빈 길로 되돌아 간다.

 

많은 발자국이 찍혀 돌아가는 길은 쉽다.^^

 

정령치로 내려가는 길은 더 낫겠지...

 

정령치에서 도로를 따라 한참을 가야 할텐데 좋은 길이니 괜찮겠지...

 

묘봉치에 도착하니 광주산님도 올라온다.^^

 

약속이나 한 듯 절묘한 타이밍...  ㅎ

 

묘봉치 전망대에서...

내려가 계단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