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09월 13일 (일)
* 용소공터~칠선폭포~대륙폭포~ 무명폭포~하봉헬기장~영랑대~초암능선~염소농장
* 비 오다 말다 줄기차게 내린 날 짝꿍이랑 셋이 대륙폭포골로 올라 영랑대로...
* 길었던 낮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대륙폭포골 산행은 여기저기 살피다 늦어지고 마는데...
* 단풍 든 가을도 좋지만, 물 많을 때 한 번 가보자고 했습니다.
처음엔 비 예보 없었는데 주말이 다가오자 토, 일 모두 비 온다고 합니다.
* 모처럼 시간이 났는지, 순천 산님이 전화로 산행지를 묻고 대륙폭포골은 무조건 간다고 합니다.
짝꿍이랑 둘이 갔으면 출발부터 비가 내려 코스를 변경했을텐데, 일단 대륙폭포는 보기로 합니다.
* 쏟아지다가 결정의 순간에는 잠시 소강상태라 청춘홀, 대륙폭포, 하봉골에서 고민하다 끝까지 갑니다.^^
비 때문에 물이 더 많아져, 중봉능선 방향 합수부에서 평소와 달리 반대 쪽으로 올라가다 힘에 부쳐 미끌어집니다.
* 걷는데는 지장이 없으나, 천상의 폭포로 내려가려던 생각을 버리고 초암능선으로 가기로 합니다.
영랑대에서 티프를 치고 늦은 점심을 먹는 동안 비가 그쳤으나 전망은 없어 마음으로 봅니다.
* 버너 불 쬐며 옷 말리고, 양말 짜고, 등산화 신고, 얼른 하산해야 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요즘 영랑대 가기가 몹시 어려워(ㅎ) 커피를 마시며 더 머물다, 밤머리재에서 오는 광주 산님을 만납니다.
* 물에 빠트리고, 밧데리가 바닥나고, 성능이 떨어져 배낭에 넣고 다닌 내 휴대폰만 남았습니다.
영랑대에 핀 산오이풀과 구절초를 담고, 영랑대에 머문지 두 시간이 거의 다되서야 내려갑니다.
* 국골 날끝산막골로 내려가는 삼거리에서 날끝산막골 최상부에 있는 천상의 폭포를 떠올리며 피식 웃고,
'다음에 보자'며 촛대봉을 내려서자 햇살이 퍼지고 구름이 걷히기 시작합니다.
* 아쉬워 전망바위에 올라가 돌아보고, 더 내려가 전망대에서 올려다보며 아쉬움 달래고 하산합니다.
속도를 내어 잘 내려가다 용소로 가면 어둠속에 건너기가 어려울 것 같아, 조금 되돌아가 구 염소농장으로 갑니다.
* .^^
* 용소 넓은 공터는 시멘트 기초 공사로 파헤쳐져 들어가지 못하고, 길가 작은 터에 주차한다.
비옷을 입고 어둠속을 묵묵히 걸어 올라가 두지터에서 잠시 다리쉼을 한다.
예전에 비해, 점점 돌만 가득한 볼품없는 선녀탕을 쳐다보고,
데크로 올라가며 힘차게 흐르는 옥녀탕을 내려다본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조각조각 이어진 철판이 일어섰다 누우며 덜컹거리는
묘한 무섬증(ㅎ)을 유발하는 비선교를 건너와 돌아본다.
나무계단 위에서 안오리터 날머리를 만나 혼자 피식 웃는다.
비 내리는 어두운 새벽에 누가 볼거라고, '그냥 좋은 길로 가자'며 씩씩하게 올라왔다.
올라가지 말라고 하는 듯 나무막이에서 비가 더 쏟아진다.
아래쪽으로 건너기가 어려워
쓰러져 있는 나무기둥을 끌어다 타고 내려가 위쪽으로 건너간다.
청춘홀
이슬비로 변해 아침을 간단히 먹고 출발
소나기가 다시 퍼붓지만 즐겁기만 하다.
칠선폭포
칠선 옆모습 바라보며 골짜기로 갈까 하다가 대륙폭포에서 못 건널것 같다.
히~야~~ 대륙폭포
아래쪽은 구름이 올라가며 조금 환해지는데
위쪽은 구름이 자꾸 내려와 올라갈수록 기다렸다는 듯이 비를 뿌린다.
물길이 좌우로 나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대륙폭포골 왼쪽에서 합수되는 하봉골이다.
촛대봉이나 영랑대, 하봉으로 오를수 있으나, 대륙폭포골을 계속 진행해 하봉헬기장으로 간다.
한 계단 올라 협곡으로 들어서면
무명폭포 소리가 웅장하다.
대륙폭포골 무명폭포
폭포 오른쪽으로 흔적이 있지만, 예전대로 조금 내려가 작은 골로 올라 크게 우회한다.
왼쪽 바위를 타고 흐르는 작은 물줄기가 앙증맞다.
소폭들이 줄줄이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머리숙여 용담 들여다보고
물이 더 적고 단풍든 가을에 참 이쁜 폭포다.
어차피 셔츠는 다 젖어 비옷을 벗어 버리고... ㅎ
* 폭포 아래 너럭 바위에서 쉬어가자고 돌아서니 산님이 물을 보고 달린다.
물 속에서 핸드폰을 건져내며 생활방수는 된다고 한다.
짝꿍 폰은 밧데리가 거의 다 되었다.
셔츠를 갈아입고, 아점을 먹고 힘내 올라간다.
퍼붓는다.
왼쪽 작은 지류를 지나면 협곡이다.
다행스럽게 평소대로 올라갈 수 있다.
중봉능선에서 합수되는 오른쪽 골이 넘쳐 흐른다.
평소 오른쪽으로 올라 합수점 위로 올라갔는데 물이 너무 많다고...
짝꿍은 가운데로 다녔는데 물이 흘러 미끄러운지, 다리 긴 산님이 먼저 왼쪽으로 올라간다.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도 왼쪽으로 가는 수밖에...
* 보통은 스틱을 주고, 배낭도 올리고, 슬링은 나무에 묶고 확인 후 올라가는데
그땐 비와 물줄기 때문에 그랬나? 급할수록 천천히~~
그냥 내려주는 슬링을 잡다가 믿을 수 없었는지 용을 쓰다가 힘이 빠지고
다리를 양쪽으로 벌려 한 다리를 걷어 들이라고 하는 동작은
왼발목과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힘이 없어 등반학교 때부터 하려고 해도 절대로 못하는데,
이론상 그렇게 해야 올라가는 곳이라 해봤더니 쥐가 나서, 내려설 자리 판단하고 조금 미끄러진다.
* '망양보뢰'(亡羊補牢)는 때 늦은 대처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양을 잃은 후에 우리를 고친다. 우리 속담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사후약방문'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망양보뢰'는 나중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자기반성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망양보뢰'(亡羊補牢). 처음 부터 올라가기가 어렵다고 해야하는데...
올라와서 이쁜 구절초 보기 민망하네요.^^
중봉능선 쪽에서 흐른 와폭이 선명하여, 하산시 전망바위에서도 보였다.
내려설 자리 보고 미끄러진 나는 괜찮은데... ㅎ
쉬었다가 바로 위 왼쪽 사태난 골이 합수되고, 직진으로 진행한다.
(사태난 골은 올라갈 수는 있으나, 사태 위로 헤쳐나가느라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렸음.)
위쪽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뒹굴고
드디어 헬기장으로 가는 골이 왼쪽에서 합수되는 지점이다.
대륙폭포골은 왼쪽 합수부 위로 우회하여 더 올라가고
우리는 사진 왼쪽 아래로 흘러드는 합수부 왼쪽골로 진행한다.
하봉헬기장으로 갈 수 있는 왼쪽 골은 완전 쓰러지고, 부러진 나무 투성이다.
조금 올라서면 골 오른쪽으로 다닐만하고, 중간에 다시 골로 내려서서 진행하다가
골 진행이 더이상 어려울 때 왼쪽으로 올라서면
희미한 흔적이 오른쪽(다른 곳은 뚫을 수도 없고)으로 있다.^^
골짜기는 올해 태풍에 쓰러진 나무가 많아 초행 산행보다 훨씬 힘이 들었다.
흔적은 하봉헬기장이 가까와질수록 선명하며 여러갈래다.
오른쪽으로 나가면 해유령에 있는 선암(점필재 유두류록) 이다.
하봉헬기장에 핀 동자꽃
하봉에 핀 산부추꽃과 구절초
구름이 옅어질 때 눈에 익은 풍경 바라보고
영랑대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푹~ 쉬어간다. ㅎ
멀리는 안보여요.^^
전망대에서 바라본 중봉, 천왕봉, 제석봉 그리고 대륙폭포골, 마폭골
반야봉이 구름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영랑대도 드러난다.
좀더 내려가 바위봉에 올라서니, 국골 최상부 천상의 폭포가 보인다.
다 봤으니 힘내서 신나게 하산한다.
성터 가는 길
상원사터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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